'은행 구조조정 이렇게...' .. 보스턴컨설팅 뷔크너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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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폴 뷔크너 수석부사장은 한국 은행들의 구조조정을 자문하기 위해 지난
22일 방한했다.
그는 보스톤컨설팅그룹의 금융부문 위원장으로 서열 10위안에 드는 그룹
최고 경영자중 하나다.
보스톤컨설팅그룹은 지난해 금융개혁위원회에 자문업무를 수행했고 최근
에는 신한은행의 구조조정을 컨설팅하는 등 국내활동폭을 넓혀 왔다.
금융전문가인 뷔크너 부사장의 이번 방문은 최근 국내 은행들의 구조조정을
직접 자문하려는 목적에서였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한국의 은행장들을 만나본 소감은.
"한국 금융기관들이 구조조정에 비교적 소극적이다.
구조조정 방향에 대해서는 모두 긍정하고 있으나 근본적으로 고치려는
움직임은 없다.
이런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하다가는 금융시스템을 고치는데 15년이상 걸릴
것이라고 얘기하는 국제 컨설팅 업체들이 많다"
-국내 은행들이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융자를 희망하는 기업들을 평가해서 자금을 투자할만한 사업을
선택하고 자금을 빌려준 뒤에는 꾸준히 감시하는게 금융시스템이다.
한국은 그동안 정부가 자원을 배분하고 관리해와 금융기관이 제대로 한
일이 없었다.
자체 금융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재무약정을 체결하는 금융기관을 통해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강제하고 은행의 구조조정은 정부에서 통제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바람직하지 않다.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 기업은 기업 스스로 구조조정을 추구해야 한다.
은행에서 기업의 구조조정에 대해 심사할 수는 있지만 기업을 매각하거나
투자를 늘리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
금융기관의 구조조정도 마찬가지다.
시장경제로 가기 위해서는 시장논리를 따라야 한다.
변화가 필요하기에 정부가 결정을 유도할 수 있지만 직접 개입해서는
안된다.
구조조정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게 정부의 역할이다.
예컨데 구조조정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실업자들에 대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렇다면 국내 금융기관 구조조정방안은.
"먼저 투.융자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심사능력개발이 필요하다.
기업들의 재무제표나 경영진 역량및 시장개발 가능성등을 평가할 수 있는
심사능력을 길러야 한다.
다음으로 고객을 구분하는게 필요하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하거나 소매금융을 위주로 특화하는 등 기능별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은행조직의 구조조정도 고객별로 세분화하는게 필요하다.
예컨대 은행의 모든 지점은 기업 개인 중소상인등을 모두 상대한다.
지점들도 개인만을 상대하는 지점과 대기업중심의 지점등으로 특화시켜야
한다"
-국내 금융기관간 인수합병(M&A)은 어떤가.
"개별 금융기관 스스로의 구조조정이 먼저다.
수익성과 성장성을 개선시키려고 노력하는 자체 준비가 끝나야 합병이
가능하다.
올해는 이러한 준비기간이며 2000년에 가서야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
우량은행이 부실은행을 인수할 때도 동일하다.
서로 재무구조를 건실화한 뒤라야 합병을 논의할 수 있다.
업무형태가 유사한 두 금융기관이 과감히 통폐합해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관점에서 진행해야 한다"
-정부는 서울.제일은행을 해외에 매각하려 하고 있으며 일부 은행들은
경영노하우 획득을 위해 외국계 자금의 지분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가능하다고 보는가.
"고객이 빠져 나가고 임직원 능력도 취약하며 신용도도 낮아져 가장 경쟁력
이 떨어지는 일부 은행을 외국인이 왜 인수하려 하겠는가.
지점이나 전산망 등은 중요한 자산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싼값에 인수
하더라도 수익성을 맞출수 없다고 본다.
외국자금의 지분참여도 한국 금융기관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약간의 지분참여로 경영권을 행사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유럽계 은행들이 미국시장에 진출했을때도 지분참여를 추진했지만 대부분
아직도 계속 투자하고 있는 등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극적인 변화가 없는 한 외국인투자의 인센티브가 없다.
한국 금융산업의 구조조정도 한국내 금융기관들 중심으로 진행해야 한다"
-최근 주택은행 국민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 금융기관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한다고 보는가.
"최근 이들 두개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순투자 목적일 뿐이다.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된다.
금융기관은 적대적 M&A를 시도했을때 고객들이 빠져 나가는 등 투자자금을
회수하기도 어렵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적대적 M&A를 도입할 필요는 없다.
은행의 건실화는 누가 봐도 명백하다.
위험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전산시스템을 선진화하고 고객별로 특화되도록
조직을 바꿔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환율 안정을 위해 고금리가 불가피하다고 하는데.
"해외투자자를 유치하고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고금리는 당분간 지속돼야
한다.
IMF 이행프로그램을 준수하면서 재무구조 건실화를 추구해야 한다.
고금리가 부채비율이 높은 한국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자극하는 측면도 있다.
금융위기에 빠진 대부분 아시아국가에 비하면 한국은 비교적 건실하다.
구조조정이 처음에는 무척 고통스러우나 초기에 제대로 해내는게 중요하다.
영국과 미국은 19세기 후반과 지난 20~30년대 큰 고통을 치루면서 구조
조정을 단행했다.
한국도 21세기에 세계적인 지위를 얻기 위해서 더이상 늦춰서는 안된다"
<정태웅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5일자).
22일 방한했다.
그는 보스톤컨설팅그룹의 금융부문 위원장으로 서열 10위안에 드는 그룹
최고 경영자중 하나다.
보스톤컨설팅그룹은 지난해 금융개혁위원회에 자문업무를 수행했고 최근
에는 신한은행의 구조조정을 컨설팅하는 등 국내활동폭을 넓혀 왔다.
금융전문가인 뷔크너 부사장의 이번 방문은 최근 국내 은행들의 구조조정을
직접 자문하려는 목적에서였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한국의 은행장들을 만나본 소감은.
"한국 금융기관들이 구조조정에 비교적 소극적이다.
구조조정 방향에 대해서는 모두 긍정하고 있으나 근본적으로 고치려는
움직임은 없다.
이런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하다가는 금융시스템을 고치는데 15년이상 걸릴
것이라고 얘기하는 국제 컨설팅 업체들이 많다"
-국내 은행들이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융자를 희망하는 기업들을 평가해서 자금을 투자할만한 사업을
선택하고 자금을 빌려준 뒤에는 꾸준히 감시하는게 금융시스템이다.
한국은 그동안 정부가 자원을 배분하고 관리해와 금융기관이 제대로 한
일이 없었다.
자체 금융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재무약정을 체결하는 금융기관을 통해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강제하고 은행의 구조조정은 정부에서 통제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바람직하지 않다.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 기업은 기업 스스로 구조조정을 추구해야 한다.
은행에서 기업의 구조조정에 대해 심사할 수는 있지만 기업을 매각하거나
투자를 늘리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
금융기관의 구조조정도 마찬가지다.
시장경제로 가기 위해서는 시장논리를 따라야 한다.
변화가 필요하기에 정부가 결정을 유도할 수 있지만 직접 개입해서는
안된다.
구조조정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게 정부의 역할이다.
예컨데 구조조정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실업자들에 대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렇다면 국내 금융기관 구조조정방안은.
"먼저 투.융자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심사능력개발이 필요하다.
기업들의 재무제표나 경영진 역량및 시장개발 가능성등을 평가할 수 있는
심사능력을 길러야 한다.
다음으로 고객을 구분하는게 필요하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하거나 소매금융을 위주로 특화하는 등 기능별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은행조직의 구조조정도 고객별로 세분화하는게 필요하다.
예컨대 은행의 모든 지점은 기업 개인 중소상인등을 모두 상대한다.
지점들도 개인만을 상대하는 지점과 대기업중심의 지점등으로 특화시켜야
한다"
-국내 금융기관간 인수합병(M&A)은 어떤가.
"개별 금융기관 스스로의 구조조정이 먼저다.
수익성과 성장성을 개선시키려고 노력하는 자체 준비가 끝나야 합병이
가능하다.
올해는 이러한 준비기간이며 2000년에 가서야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
우량은행이 부실은행을 인수할 때도 동일하다.
서로 재무구조를 건실화한 뒤라야 합병을 논의할 수 있다.
업무형태가 유사한 두 금융기관이 과감히 통폐합해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관점에서 진행해야 한다"
-정부는 서울.제일은행을 해외에 매각하려 하고 있으며 일부 은행들은
경영노하우 획득을 위해 외국계 자금의 지분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가능하다고 보는가.
"고객이 빠져 나가고 임직원 능력도 취약하며 신용도도 낮아져 가장 경쟁력
이 떨어지는 일부 은행을 외국인이 왜 인수하려 하겠는가.
지점이나 전산망 등은 중요한 자산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싼값에 인수
하더라도 수익성을 맞출수 없다고 본다.
외국자금의 지분참여도 한국 금융기관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약간의 지분참여로 경영권을 행사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유럽계 은행들이 미국시장에 진출했을때도 지분참여를 추진했지만 대부분
아직도 계속 투자하고 있는 등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극적인 변화가 없는 한 외국인투자의 인센티브가 없다.
한국 금융산업의 구조조정도 한국내 금융기관들 중심으로 진행해야 한다"
-최근 주택은행 국민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 금융기관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한다고 보는가.
"최근 이들 두개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순투자 목적일 뿐이다.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된다.
금융기관은 적대적 M&A를 시도했을때 고객들이 빠져 나가는 등 투자자금을
회수하기도 어렵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적대적 M&A를 도입할 필요는 없다.
은행의 건실화는 누가 봐도 명백하다.
위험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전산시스템을 선진화하고 고객별로 특화되도록
조직을 바꿔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환율 안정을 위해 고금리가 불가피하다고 하는데.
"해외투자자를 유치하고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고금리는 당분간 지속돼야
한다.
IMF 이행프로그램을 준수하면서 재무구조 건실화를 추구해야 한다.
고금리가 부채비율이 높은 한국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자극하는 측면도 있다.
금융위기에 빠진 대부분 아시아국가에 비하면 한국은 비교적 건실하다.
구조조정이 처음에는 무척 고통스러우나 초기에 제대로 해내는게 중요하다.
영국과 미국은 19세기 후반과 지난 20~30년대 큰 고통을 치루면서 구조
조정을 단행했다.
한국도 21세기에 세계적인 지위를 얻기 위해서 더이상 늦춰서는 안된다"
<정태웅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