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부도를 내고 쓰러진 고려당은 국내 최초의 기업형 베이커리 전문점.

해방직후인 1945년 9월 서울 종로2가 YMCA 맞은편 현 종로점자리에서
영업을 시작, 한때 찹살떡 팥도너츠등 인기제품을 앞세워 국내 베이커리
업계를 주도해 나갔다.

사세가 커지자 80년대 중반 경기도 성남공단에 공장을 세우고 본사도
이전했다.

현재 성남 증평(충북)경산 정읍등 4개지역에 생산공장을 갖고있다.

93년에는 베이징등 중국 2개지역에 합작사도 설립했다.

또 직영점 30개를 포함, 전국에 4백10개의 점포를 운영중이다.

그러나 이회사는 90년대들어 자금력을 앞세운 파리크라상및
크라운베이커리의 공격적 경영에 밀리면서 사세가 점차 기울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업계 1위자리도 내줬다.

지난해에는 창업 이후 처음으로 매출액 감소(96년대비 8%)를 겪었다.

게다가 IMF한파의 영향으로 설탕 밀가루등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
원가부담도 그만큼 커졌다.

특히 뉴코아등 유통거래선의 부도로 10억여원의 미수금이 발생한데다
자금난을 알고있는 원자재 공급업체들이 현금결제를 요구해 어려움을
가중시켰다(진윤호 마케팅담당 부장).

고려당측도 자금난을 인식, IMF한파가 몰아치기 전인 지난해 6월부터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그하나로 3개월전 창업터전이던 종로본점건물을 매물로 내놓았다.

또 본사및 공장 인력을 대폭 정리해 지난해초 1천1백80명에 이르던 인원을
지금은 5백85명으로 줄였다.

그러나 종로본점의 매각이 여의치 않으면서 부채비율이 8백%까지 치솟자
지난 19일 수원지법에 화의신청을 하는 최악의 상황에 몰린것이다.

이회사는 현재 창업주(고 김규욱)의 부인인 주영숙씨가 회장으로 돼있으나
경영에는 크게 간여하지 않고 있다.

80년대 중반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온 김지정씨는 전문 경영인으로
창업주의 장남(고 김지웅)의 친구이다.

한편 지난1월 크라운베이커리가 자금난으로 화의신청을 한데 이어 이날
고려당이 부도를 내자 베이커리업계에는 연쇄부도가 꼬리를 물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김영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