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은 24일 취임 한달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정전반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다음은 김대통령의 모두발언과 일문일답 요약.

<> 모두발언

취임한지 한달이 지났지만 긴세월이 지난것 같다.

취임후 가장 어려운 일은 경제문제다.

온갖 정성을 다 쏟았지만 실업문제가 심각하다.

직장잃은 실업자 생각을 하면 잠이 안올때가 있다.

국무위원들에게 실업관리내각으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희망적인 면도 있다.

단기외채를 거의 전액 중장기외채로 전환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둬
한시름 놓게 됐다.

수출환경도 뜻밖에 호전되고 있다.

고금리는 큰 문제다.

우선 고환율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현재와 같은 금리로는 기업경영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 무리한 주장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금리가 내려야 기업이 살고 실업도 줄어들게 된다.

<> 일문일답

-개혁의 속도와 강도를 자주 거론하셨는데 구상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정치개혁은 큰 진전이 없다.

여소야대의 한계를 느낀다.

그러나 경제분야는 역사에 드문 노사정합의를 이끌어내 진전을 보고 있다.

1천5백억달러의 외채규모와 20%를 오르내리는 고금리를 해소하는 문제가
어려운 과제다.

이정도 금리로는 기업이 어렵고 실업자가 늘수밖에 없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하에 들어가면서 내수가 급격히 위축된 것도 문제다.

그러나 수출이 호전되고 있어 연말이면 4백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확보할
수있다.

기업들 가운데서는 브리지론을 10억달러 들여와 기업을 파는 작업을 벌이는
등 자구노력의 성과가 보이고 있다.

다른 기업들이 본받을 것이다.

IMF가 비공식적으로 내년 경제성장률 4% 물가상승률 4%를 예상했다.

올해 1년만 이를 악물고 견디면 내년후반기부터 안심하고 선진국 대열로
향할수 있다.

여기까지는 해낼수 있다.

자신있다.

경제개혁의 초점은 은행이며 정부가 나서서는 안된다.

은행이 기업에 압력도 가하고 협력해야 한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정치안정이 필요하다.

야당이 큰 결단을 내려 도와줘야 한다.

개혁을 하려도 국회에서 법과 예산이 통과되지 않아 문제다"

-부실기업과 금융기관의 처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은행권이 이 문제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내달 금융감독위원회가 발족하면 적극적으로 개혁을 진전시켜 나갈 것이다.

다만 압력을 행사하지 않고 대화와 설득으로 개혁을 이뤄 나갈 것이다.

반년정도 지나면 은행도 기업도 상당히 개혁을 진전시켜 나갈 것이다"

-북풍사건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는지.

"안기부가 남북관계를 이용해 야당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공작이다.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한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거나 표적수사를 벌이는
일이 없을 것이다.

당이나 청와대는 이 사건에 개입하지 말고 수사기관의 수사에 맡길 것을
요구했다.

청와대는 경제문제에만 전념하라고 지시했다.

처벌문제도 수사끝난뒤 결정할 것이다.

처벌은 국민여론에 따르되 죄질에 따라 다를 것이다"

-장관의 임기는 어느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지.

"장관을 자주 바꾸는 것은 좋지 않다.

한번 일을 맡겼으면 안정되게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다.

주양자 보건복지부장관 문제는 유감이 없는 것은 아니나 국회에서 한번
검증을 받았기 때문에 계속 일하게 했다"

<김수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