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이 산유국들의 원유감산에 따른 유가상승으로 크게
출렁이고 있다.

기세좋게 오르던 미국과 유럽주가가 일거에 급락세로 돌아서고
강보합세를 유지하던 미국 달러가치와 채권값도 약세권으로 반전됐다.

반면에 중남미 국가들의 브래디채권값은 큰 폭으로 상승, 국제유가급
등의 희비가 국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공업평균주가지수는 원유감산합의가 시장에
반영된 첫날인 23일 90.18포인트(1.1%) 떨어지면서 8,900선에서
8,800선으로 내려 앉았다.

감산에 따른 유가상승이 물가불안을 초래하고 그결과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였다.

30년만기 국채가격(액면가 1천달러)도 역시 금리인상우려로 3.1달러가
하락, 수익률이 5.88%로 높아졌다.

달러가치 역시 이날 뉴욕시장에서 엔 마르크 프랑화에 대해 내림세를
나타냈다.

마르크화에 대해서는 달러당 1.8302마르크에서 1.8256마르크로,
스위스프랑화에 대해서는 달러당 1.4964프랑에서 1.4869프랑으로 가치가
떨어졌다.

유럽주가도 이날 인플레에 따른 금리상승우려가 확산되면서 하락, 영국
FT100주가지수와 독일 닥스지수가 각각 1% 안팎씩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24일 1만6천6백엔선으로 1.2% 가량 미끄러졌다.

그러나 유가상승으로 원유판매수입이 늘어나게 된 중남미국가들의
국채(브래디채권) 가격은 일제히 올랐다.

베네수엘라의 장기채가격지수는 87.5625로 0.3125포인트, 에콰도르
장기채가격지수는 76.15로 0.75포인트 상승했다.

멕시코와 브라질 채권값도 이와 비슷한 폭으로 올랐다.

중남미 및 중동산유국들의 주가 역시 국별로 1~2.5%의 오름세를 보였다.

한편 원유감산에 동참하는 산유국들이 늘어나면서 뉴욕시장의 유가는
폭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국제유가의 지표로 쓰이는 서부텍사스중질유(WTI) 5월 인도물이
장중한때 2.39달러나 폭등, 배럴당 17.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에앞서 런던과 싱가포르시장에서는 1.5달러 가량 올랐다.

24일 현재 이라크와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산유국들이 감산
의사를 밝힘으로써 유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이정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