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담보가 있는 불량채권을 사들여라".

외국계 은행들이 일본 은행들이 떠안고 있는 부동산 담보부 불량채권
매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외국투자가들이 지금 일본의 땅값을 바닥으로 판단,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대형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는 조만간 다이쿄의 미분양 맨션을
4백억엔에 정식 인수할 계획이다.

미국 투자회사인 씨큐어드 캐피털은 올해 모두 1조엔이상을 투자, 일본
은행들로부터 불량채권을 인수한다.

대형 금융기관만이 아니다.

미국의 벌처펀드도 일본 공동채권 매입기구가 확보하고 있던
도쿄미쓰비시은행의 불량채권을 2백억엔에 인수했다.

화교자본들이 상업용지나 빌딩구입이 고작이었던 부동산투자에 큰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외국계 자본이 부동산담보부 채권매입에 본격 뛰어든 것은 지난해
가을부터.

국세국이 지난해 가을 도쿄미쓰비시은행에 대한 정례조사에서 불량채권을
손비로 인정, 세금을 전액 면제시킨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일본 은행들은 부실채권을 원본이하 가격으로 매각할 경우 2차액이
기부로 인정돼 과세대상이 됨에 따라 그동안 불량채권 처분을 미뤄왔다.

땅값이 바닥으로 떨어진 것도 외국투자가들의 불량채권인수를 가속화
시킨 원인의 하나다.

현재 성사된 거래가격은 원금의 10%선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투자가들은 채권이나 부동산을 증권화하는 형식을 통해 불량채권
비즈니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부동산을 담보로한 대출채권이나 부동산 개발을 위한 출자를 싼값에
사들여 증권형태로 만든뒤에 이를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식이다.

외국투자가들은 이 증권을 일본국내는 물론 미국등 해외에서도 처분할
계획이다.

< 도쿄 = 김경식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