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결정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변동하자 국제 금융시장이
함께 출렁이고 있다.

지난 23일 산유국들의 감산결정이 전해지자 기세좋게 오르던 미국과 유럽
주가는 일거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강보합세를 유지하던 미국 달러가치와 채권값도 약세권으로 반전됐다.

반면에 중남미 국가들의 브래디채권값은 큰 폭으로 상승, 국제유가 급등의
희비가 국별로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업계전문가들은 "원유감산이 제대로 이뤄질지가 미지수"라며 유가
상승세에 대해 확신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24일 산유국들의 잇단 감산발표에도 불구하고 감산이 순조롭게
이행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 전망이 나돌면서 유가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공업평균주가지수는 원유감산 합의가 시장에
반영된 첫날인 23일 90.18포인트(1.1%) 떨어지면서 8천9백선에서 8천8백선
으로 내려앉았다.

감산에 따른 유가상승이 물가불안을 초래하고 그결과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30년만기 국채가격(액면가 1천달러)도 역시 금리인상 우려로 3.1달러 하락,
수익률이 5.88%로 높아졌다.

달러가치 역시 이날 뉴욕시장에서 엔 마르크 프랑화에 대해 내림세를
나타냈다.

마르크화에 대해서는 달러당 1.8302마르크에서 1.8256마르크로, 스위스
프랑화에 대해서는 달러당 1.4964프랑에서 1.4869프랑으로 가치가 떨어졌다.

유럽주가도 이날 인플레에 따른 금리상승우려가 확산되면서 하락, 영국
FT100주가지수와 독일 닥스지수가 각각 1% 내외씩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24일 1만6천6백선으로 1.2%가량 미끄러졌다.

한편 유가상승으로 원유판매수입이 늘어나게 된 중남미국가들의 국채
(브래디채권) 가격은 일제히 올랐다.

베네수엘라의 장기채가격지수는 87.5625로 0.3125포인트, 에콰도르
장기채가격지수는 76.15로 0.75포인트 상승했다.

중남미및 중동산유국들의 주가 역시 국별로 1-2.5%의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24일 충분한 감산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유가는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24일 오전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의 경우 전날보다 배럴당 28센트 떨어진
14.76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다른 원유가를 끌어내리거나 적어도 유가상승세를 붙잡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런던증시는 유가하락소식이 전해지자 오후장에서 전장보다 0.33% 오른
5천9백66.6포인트를 기록했다.

뉴욕증시도 전날 내림세서 오름세로 장을 시작했다.

그러나 도쿄증시는 내림세를 계속했다.

전문가들은 원유가격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가닥을 잡든 국제 금융시장이
이에따라 크게 출렁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훈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