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어떻게 관리할지 체계를 세우기도 전에 해상풍력발전을 서둘러 도입한 대가는 지역 어민들이 치르고 있다.경남 통영 욕지도 해역이 대표적이다. 통영 욕지도는 국내산 멸치의 80%를 생산하는 경남 최대 조업지다. 인근 해역 대부분이 ‘해양공간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어업활동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그런데도 욕지도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대형 해상풍력 프로젝트만 4건에 달한다. 두 척 이상의 어선이 쌍끌이 방식으로 멸치를 잡는 어장 한가운데 해상풍력 발전기가 꽂힐 판이었다. 민간 사업자가 입지 발굴부터 개발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인허가 여부만 판단한 결과였다.지역 어민들이 해상 시위를 벌이며 강하게 반발하자 정부는 뒤늦게 ‘질서 있는 해상풍력 보급’을 공언했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무분별한 해상풍력 사업을 제한할 특별법을 마련했지만 탄핵 사태로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국내에서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가장 활발한 전남 신안군도 어민들과 갈등을 빚는 지역이다.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해상풍력 입지로 알려진 신안군은 참여를 희망하는 발전 사업자만 10곳이 넘는다. 그만큼 피해 어민이 자망·복합·통발·닻자망·안강망 어업 종사자 등으로 다양하고, 업종별 어업인 단체도 제각각이다. 지역 어민들은 특정 단체와 지역에만 어업 피해 보상이 이뤄진다며 불만이 크다.제주 모슬포 대정해상풍력 사업은 지역 어민들과 손실 보상 합의서까지 작성하고도 추진에 실패한 사례다. 2011년 2월 어업 피해가 예상되는 일부 어민 단체에 매년 발전기 1기당 2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지
해상풍력발전 사업자들의 난개발로 우리 바다가 몸살을 앓으면서 전기위원회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기위원회 운영 방식과 인적 구성은 여전히 화력발전이 전력 생산의 중심이던 시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전기위원회는 발전사업권을 심사·관리하고, 전력시장의 불공정 행위를 감시하기 위해 2001년 설립됐다. 정부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전기 사용자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일부 폐쇄적 운영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해상풍력발전 사업자의 국적과 지분 구성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국내 해상풍력발전 시장의 3분의 2가량을 외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우리 바다가 어떤 나라의 어느 기업에 팔려나갔는지 알 방법이 없다. 중국 자본이 국내 기업을 앞세워 해상풍력 발전사업권을 따내더라도 국민들은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다.전기위 관계자는 “해상풍력 시장의 절반 이상을 외국 기업이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론화되면 (해외 자본을 줄이라는)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자칫 통상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국적별로 사업자를 집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재무 분석과 기술 분석 중심인 발전사업권 심사 방식도 해상풍력 발전사업이 지역 어민과의 충돌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전기위는 위원장 1명과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이 맡는 상임위원 1명, 비상임위원 7명 등 9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자원 전문가로 분류할 수 있는 위원은 이호현 산업부 실장과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 정도다. 나머지는 법학과 경제·경영
대기업이 내놓은 매물이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좀처럼 팔리지 않고 있다. 매각 직전까지 갔지만 자금시장이 경색되며 인수 희망자가 자금을 모으지 못한 사례도 있다.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연말 목표한 롯데호텔시애틀 매각에 최종 실패했다. 올초부터 매각을 위해 주관사를 선정하고 시장 수요를 확인했지만 여의찮았다.이 호텔은 2019년 개관 직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어려움에 빠졌다. 재택근무로 유동인구가 줄었고 시애틀 치안이 나빠지며 호텔 이용객이 급감했다.롯데는 손실을 감내해야 매각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업황이 개선된 이후 다시 매각을 시도하기로 했다. 연말 만기를 앞두고 있던 투자 펀드는 1년 연장됐다. 이 펀드는 하나증권과 호텔롯데가 7 대 3 비율로 1억7500만달러(약 2500억원)를 투입해 2019년 조성했다.롯데호텔시애틀은 롯데가 미국(미국령 포함)에 세운 세 번째 호텔이다. 2015년 맨해튼의 뉴욕팰리스호텔을 시작으로 2019년 롯데호텔괌, 롯데호텔시애틀 등을 개관했다.카카오의 골프사업 운영 계열사인 카카오VX는 최근 매각이 엎어졌다. 작년부터 매각이 추진돼온 이 회사는 지난 8월 국내 벤처캐피털(VC) 업체인 뮤렉스파트너스를 어렵게 새 주인으로 낙점했으나 최근 협상이 결렬됐다.뮤렉스는 카카오VX 최대주주인 카카오게임즈 보유 지분 대부분과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을 합친 50%가량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기로 하고 8월 매각 측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회사 가치는 3000억원으로 봤다. 인수 의지는 강했지만 자금을 대줄 기관투자가들이 발을 빼면서 자금 모집에 실패했다. 이들은 골프 업황 침체로 회사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한 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