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의 집값 하락세가 가속화되면서 거래는 뚝 끊긴 채 주택경기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전세시장도 집값 하락세와 맞물려 동반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거래는
여전히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서울지역 주택시장에 보이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방향 동배치 층수
등에 따라 결정되는 아파트의 최저값과 최고값 차이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현상은 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64평형의 경우 작년말에는 8억5천만~10억5천만원
으로 최고가와 최저가간에 2억원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말 7억5천만~10억원으로 2억5천만원의 간격을 보인데 이어
최근 6억5천만~10억원으로 더 벌어졌다.

송파구 문정동 훼밀리아파트 68평형도 작년말까지 8억5천만~9억원의
시세를 보였으나 이달 중순이후 7억~8억원으로 가격차가 커진 상태로
매물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급매물 누적으로 이같은 현상이 심화된다며 이런 물건이
시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동일 평형간 가격차이도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 일대 대형 아파트 값 내림세는 일부 소형 평형을 제외하고 서초
송파 강동 양천 여의도 등 아파트 밀집 단지의 집값 하락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주하우징컨설팅 김영수 사장은 "대량 실업사태, 소득감소 등으로
여름철 이후에는 집을 앞다퉈 내놓는 투매현상도 우려된다"며 "거래부진이
계속되면 집값에 얹혀있는 거품이 완전히 제거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셋값은 서울 전지역에서 하락폭이 심화되고 있으나 거래는 거의
두절된 상태다.

송파구 신천동 미성아파트 32평형의 경우 9천만~1억1천만원으로 최근
1천만원이상 떨어졌으며 동대문구 청량리동 한신아파트 42평형은 최근
2주사이에 1천만~2천만원이 빠져 9천만~1억1천5백만원에 전세물건이
나오고 있다.

신혼부부 등 전세 수요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 노원 도봉 등 서울
외곽 지역 대형 아파트단지에서도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도봉구 창동 동아청솔아파트 50평형은 지난달까지 1억4천만~
1억5천만원하던 전셋값이 최근에는 1억2천만~1억3천만원으로 내려 앉았다.

상계 중계동 일대 주공아파트도 전세 수요가 작년의 10%이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전셋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 방형국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