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산유국들의 감산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내림세를 보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다음주
초 긴급 각료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비잔남다르 장헨네 이란 석유장관이
24일 밝혔다.

러시아도 유가회복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노르웨이 영국 등 OPEC 비회원국
들끼리 긴급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이날 주장했다.

주요 산유국들이 이같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어렵게 이끌어낸 감산
합의가 수포로 돌아가기 전에 유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OPEC 관계자들은 지난 22일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주엘라 멕시코 등 3개국이
주요 산유국들의 석유생산량을 하루 2백만배럴씩 줄이는 데 노력하기로 합의
했으나 감산이 확실시되는 폭은 하루 80만배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카타르 나이지리아 리비아 인도네시아 등 OPEC 회원국들이 감산계획을
발표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 감산할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이집트 노르웨이 등 OPEC 비회원국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OPEC이 기대를 걸었던 세계 2위 석유수출국인 노르웨이가 산유량을
즉각 줄일 계획은 없다고 24일 밝힘에 따라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OPEC에서는 비회원국에서만 최대 하루 30만배럴 규모의 감산폭을 기대
했으나 결국 이에 크게 못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 GSC에너지의 스코트 릴 연구원은 "감산 합의가 지켜지더라도 시장
가격을 떠받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며 "새로운 감산 발표가 나오지 않는한
유가는 당분간 배럴당 15~17달러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장규호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