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투자신탁 보험 종합금융사 등 금융기관들이 상품의 수익률을
조절하기 위해 실세금리와 동떨어진 시세로 채권을 거래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특히 일부 기관은 회사 수익제고를 위해 고율채를 고유계정으로
끌어들이는 등의 방법으로 고객들에게 손해를 입히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연 18~20%에서 움직이는 회사채 유통시장
시세와 달리 일부채권이 실세금리보다 최저 7%포인트 낮거나 최고
15%포인트 높게 매매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7일의 경우 한화에너지 3년채(97년 4월3일 발행) 1백억원이 연
11.70%에 매매가 이뤄졌다.

또 대우 3년채(97년 4월23일 발행) 66억원이 연 11.79%에, 대한전선
3년채(97년 5월22일 발행) 1백억원은 연 11.65%에 각각 거래됐다.

반면 같은날 삼성전자 3년채(97년 12월30일 발행) 70억5천여만원이
연 35.00%에, LG전자 3년채(97년 12월30일 발행) 62억5천여만원어치가
연 34.96%에 매매됐다.

또 LG화학 3년채(97년 12월31일 발행) 55억9천여만원어치는 연 34.68%에
거래됐다.

이날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3년만기 은행보증채가 연 18.24%, 보증보험
보증채가 연 18.74%, 무보증채가 연 20.74%였다.

업계는 이같이 터무니없는 채권매매에 대해 고객자금을 운용하는 은행
투신사 등이 상품간의 수익률 평준화 및 회사이익제고 등을 위해
편법매매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실적이 낮은 상품에 고수익률 채권을 편입시키고 반대로
실적이 좋은 상품엔 저수익률 채권을 편입시켜 수익률을 평준화시키는
거래형태라는 얘기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의 수익률 교환은 주로 일반인이
투자한 상품수익을 낮추고 법인위주 상품 수익을 높이는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며 "이는 금융기관들이 법인의 거액자금을 예치하기 위해 수익률을
확정 제시하고 있는 점이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 박준동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