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강도가 급격히 약화되면서 증시도 지루한
횡보장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 순매도를 보인 이후 순매수 규모가 많아야 하루 2백억~
3백억원으로 줄어 들었다.

최근 2~3일사이에는 1백억원이하의 순매도와 순매수를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외국인이 이처럼 관망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환율이다.

외국인들이 환율을 보는 시각은 크게 두가지.

하나는 환율이 1천5백~1천6백원대 아래로 떨어지자 환차익을 챙길 수
있었지만 1천3백~1천4백원대에서 안정감을 보이자 더 이상의 환차익을
노릴만한 기회가 사라졌다는 것.

일부 단기성 투자자금의 생각이다.

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에 거품이 얹혀있다는 시각도 있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은 "올 연말 적정환율을 1천5백~1천6백원에서
높게는 2천원까지 잡고 있는 외국인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환율안정이 어느 정도 지속될 것인지 지켜보겠다는 장기투자성
자금도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달러기준으로는 연초보다 57%가 올랐지만 외국인들의
매도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다.

이 정도 주가가 올랐으면 차익매물을 대거 내놓을 법하지만 매도규모가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이런 점을 감안,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은 "당장 환차익을 실현하려는
외국인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볼 때 대기 매수세력들의 자금유입 시기가
관건일 뿐 한국경제에 대한 그들의 믿음이 식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 김홍열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