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강혜구 특파원]

한국의 통화가치 하락과 정부의 외국인 투자규제 철폐로 미국과 일본,
유럽 대기업들의 한국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으며 현재 서울은
한국의 기업을 인수합병하려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뜨거운 각축장이 되고
있다고 프랑스의 르 피가로지가 25일 보도했다.

르 피가로는 서울발 기사를 통해 "한국의 주식시세가 절반수준으로 하락한
데다 환율까지 올라 1년전에 비해 4분의1 가격으로 한국기업을 인수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유럽기업들은 이같은 투자공세에 상대적으로 신중한
편이나 최근 유럽의 주요 다국적 기업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27%
정도가 당장 한국기업을 인수 또는 합병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경우 유리제조업체인 생 고뱅이나 화학업체 론 풀랑, 석유업체
토탈, 슈나이더, 페시니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이미 서울에 "참모진"을
파견해 놓고 있으며 모든 주요호텔에서 이들 기업 간부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국립파리은행(BNP)의 경우 이미 "한국기업 인수 특별반"을 편성해 놓고
있는데 현재 5~6건 정도는 프랑스 기업들과 심각하게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르 피가로는 하지만 유럽기업인들은 <>행정절차상의 까다로움 <>한국기업
자체의 위험도 <>외국인에 대한 적대감 등 여전히 한국기업을 인수하는데는
장벽이 많다고 지적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