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젠하워 미 대통령은 통솔력이 뛰어난 인물로 꼽힌다.

어느날 그 비결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그는 아무말없이 책상위에 50cm쯤 되는 실을 늘어놓고 뒤에서 밀어보라고
했다.

주문대로 그대로 했다.

실은 꼬부라질뿐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자 아이젠하워는 앞에서 실을 끌어 당겼다.

실은 곧게 끌려갔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통솔력은 앞에서 솔선수범하는 것이 비결이다. 짐승은 뒤에서 몰아야하나
사람은 앞에서 인도해야 한다"

세계적 마이크로프로세서기업인 인텔의 앤디 그로브 회장은 변화를
중시하면서 조직을 이끄는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변화를 간파하고 과감한 구조조정 및 연구개발로 30년만에 오늘의
인텔을 일군 인물이지만 그의 솔선수범 또한 유명하다.

그는 운전기사를 두지 않고 있다.

그만이 쓸 수 있는 전용주차장도 없다.

인텔은 회사에 출퇴근할 때 모든 근무자들이 가방검사 등 보안검색을
받도록 되어있다.

그는 늘 직원들과 함께 줄을 서서 검색대를 지난다.

그의 사무실은 평범하기로 소문났다.

칸막이만 했을 뿐 문도 명패도 없다.

면적은 4.75평규모로 일반 직원들과 같은 크기다.

우리식으로 보면 "실리콘밸리의 제왕"이라는 그의 별명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이것이 수평적 사고의 인텔문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로브 회장이 오는 5월 인텔의 최고경영자(CEO)자리를 크레이그 베렛
사장에게 물려준다고 외신은 전한다.

그로브는 지난 79년 인텔 사장에 오르고 87년부터 CEO를 맡았다.

11년 만에 후임자를 찾은 것이다.

일설에 건강 얘기가 있으나 그의 전립선암은 극진한 내조로 거의 완쾌
상태라 전한다.

부인이 스탠퍼드대학 도서관에서 자연치유법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다
만드는 두부 등 식이요법으로 치유효과가 크다 한다.

그는 근래에 인터넷을 주시하라고 외치고 있다.

이것이 큰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그가 인터넷이 세계곳곳에서 개화하려는 시기에 최고책임자자리를 벗고
회장으로 물러나게 된다한다.

굽어지지 않는 길은 없다.

마이크로 소프트와 함께 미국 첨단산업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인텔의
변신이 주목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