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구분이 없는 은행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자금을 짧게 굴려야 할지, 길게 묶어둬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들 상품들은 고금리를 준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1천8백만원까진 세금우대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 2월 이같은 종류의 상품을 처음으로 선보인후 하나 보람
한미 장기신용 제일은행이 유사한 경쟁상품을 내놓고 있다.

<>장기는 기본, 단기는 선택=이들 상품의 형식적인 만기는 1년이상이다.

이 점만 본다면 기존 정기예금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요즘 나온 상품들은 1년짜리이면서 동시에 만기를 3개월 또는
6개월로 짧게 나눠 이용할 수 있다.

1년짜리에 가입했다가 3개월후에 해약을 해도 당초 약정금리를 보장받을
수 있어서다.

종전에는 연 18%짜리 1년제 정기예금에 가입했다가 3개월 지나 해약하면
약 2% 수준의 이자밖에 받지 못했다.

반면 새로운 상품들은 이 경우에도 연 18%를 그대로 준다.

은행들은 고객에 유리한 해약시기도 정해 놓았다.

신한은행은 3개월마다, 보람은행은 6개월단위다.

특히 장기신용은행의 경우 고객이 1-6개월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다고 여기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3개월 해약조건으로 예금을 했다가 4개월째 해약을 했다고 치자.

4개월중 처음 3개월은 연 18%, 나머지 1개월은 연 13%(약정이자-5%)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중도해약에 따른 불이익을 상당폭 줄인 셈이다.

<>고금리 복리상품이다=이들 상품은 대개 CD(양도성예금증서) 유통수익률에
연동해 금리를 결정한다.

금리는 3개월, 또는 6개월마다 바뀐다.

금리가 3개월단위로 변경되는 2년짜리 상품에 들었다면 8차례나 금리가
달리 적용된다.

만약 중간에 금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도 된다.

한미은행은 아예 가입당시 금리를 그대로 만기까지 보장하기도 한다.

이들 상품은 현재 연 18-19.5%의 고금리를 준다.

연 18% 이내에서 형성돼있는 일반 정기예금보다 최고 1.5%포인트까지
이자를 더 주는 것.

뿐만 아니다.

약정 금리를 바꿀 때마다 이자를 복리로 계산해 준다.

다시말해 원금에다 3개월간 이자를 더해 재투자해 준다.

일반 단기상품의 경우 반복 재투자할 때 만기때마다 은행을 찾아가 거래
신청서를 작성하고 실명확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들 상품의 경우 은행이 알아서 자동 재투자해 준다.

이 상품은 또 1천8백만원까지 세금우대도 된다.

예를 들어보자.

연 19%짜리 1년짜리 신상품에 가입했다면 3개월 복리계산후 세전 실효
수익률은 연 20.28%.

세금우대에 따라 11%의 이자소득세만 물게 되므로 세후 수익률은 연
18.16%가 된다.

그러나 같은 금리, 같은 만기의 일반 정기예금상품은 세후수익률이 연
15.9%에 그친다.

2.2%포인트의 금리차가 생기는 셈이다.

<>기타=정기예금이긴 하지만 하나은행은 추가불입도 허용하고 있다.

복리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한미은행의 싱싱자유예금은 정기적립, 자유적립 둘다 가능하다.

제일은행은 거래실적에 따라 최고 1억원까지 대출해 준다.

이들 상품은 모두 정부가 보장하는 예금보호대상 예금이다.

원금과 이자를 날려 버릴 위험이 없다.

<이성태 기자>

[[[ 사례분석 ]]]

장단기 구분없는 예금은 고객에게 과연 얼마나 유리할까.

신한은행의 경우를 보자.

1년만기 일반 정기예금의 중도해지이율은 연 2%(3개월이상 기준).

1천만원을 들었다가 3개월후에 해약하면 5만원의 이자밖에 받지 못한다.

5개월후에 해약하면 8만3천3백33원이다.

그러나 장단기 구분없는 "단기회전예금"은 3개월 단위로 해약할 때 정상
이자를 받는다.

약정이자는 현재 19.3%.

3개월후에 중도해지하면 48만2천5백원을 이자로 받는다.

일반정기예금보다 43만원 더 챙기는 것이다.

5개월후 해약의 경우 중도해지 이자가 구분 계산된다.

처음 3개월간은 정상이자 48만2천5백원이 주어진다.

여기에 나머지 2개월간은 "약정이자-5%"의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돼
23만8천2백23원을 받는다.

모두 합쳐 72만8백33원을 이자로 얻는다.

일반정기예금과 비교할 때 64만5천원가량 불어난 셈.

< 이성태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