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소매치기범을 제보하는 "야당"으로 활동하면서 자체 조직을
보호하는 수법으로 출소 6개월만에 18억여원을 턴 소매치기조직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강력부(이기배 부장검사)는 30일 소매치기 조직 "강성웅파"두목
강성웅(48)씨 등 10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행동대장 정방재씨 등 조직원 16명을 수배했다.

또 강씨 조직으로부터 돈을 뜯은 이성용(53)씨 등 3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달아난 3명을 지명수배했다.

소매치기 조직에게 범죄단체조직 혐의가 적용된 것은 이례적이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97년 9월 출소한 후 소매치기 전과자 25명으로
조직을 결성, 하루 평균 1천만~1천5백만원씩 18억여원을 턴 혐의다.

이들은 5명씩 5개팀으로 나눠 소매치기를 하는 "기계"와 "바람잡이"
등으로 역할을 분담, 고속버스터미널과 대형 백화점, 버스정류장 등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서 여성들을 노렸으며 졸업식 시즌에는 S전문대 등으로
원정까지 갔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수도권 일대 각 대학 졸업식 예정일자까지 적어
다니면서 주로 여성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들의 소매치기
액수는 단일 적발건수로는 가장 많은 18억7천여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고 밝혔다.

속칭 "야당"인 이씨 등은 강씨 일당에게 "수사기관에 제보하지 않는 대신
일정금액을 상납하라"고 협박, 14차례에 걸쳐 5백2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다.

조사결과 강씨는 소매치기한 돈으로 매일 50만원씩 적립금을 마련해 "야당"
상납비 등으로 사용하는 한편 본인 스스로 "야당"으로 활동하면서 단속
정보를 입수, 조직원들은 도피시키는 대신 다른 조직원들을 수사 기관에
제보해 제거하는 수법으로 활동무대를 넓힌 것으로 드러났다.

<이심기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