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아프리카는 여러면에서 거리감이 있다.

음악에서 조차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영국 옥스포드에서 활약하고있는 합창단 "이 파지오리니", 남아공 소웨토의
"안식일 재림 학생연합(SDASA)합창단".

비슷한 또래의 젊은이로 구성된 이 두 합창단이 어울려 두 대륙 사이에
가로놓인 "문화의 벽"을 화음으로 무너뜨렸다.

워너뮤직이 에라토 레이블로 낸 앨범 "시문예(Simunye)"는 두 합창단의
"아카펠라 앙상블"을 담고 있다.

시문예는 남아공의 줄루족의 말로 "우리는 하나"란 뜻.

이질적인 문화의 융합을 상징하고 있다.

"골고다언덕"에서 시작해 "고향으로 가리"로 끝나는 17개 수록곡의 주제는
신앙과 찬송.

두번째 트랙에 담긴 16세기 영국의 사랑노래 "아, 로빈"의 화음이 특히
절묘하다.

"로빈, 그대는 떠나고...

앞으로 어떻게 살까"이 파지오리니의 몽환적 음색과 SDASA합창단의
성가형식 즉흥연주가 덧입혀져 사랑하는 여인이 되돌아오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그린 수작이다.

< 김재일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