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꿈을 먹고 사는 동네"이다.

주가가 떨어지고 또 주변여건이 나쁘더라도 조금만 지나면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에 의해 시장이 유지된다.

요즘의 경우도 결코 예외가 아닌 것 같다.

한동안 횡보현상을 면치 못하던 종합주가지수는 40여일만에 다시 500선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새달인 4월에는 주가가 괜찮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은 여전한
편이다.

기관투자가들의 결산매물 출회가 끝난만큼 이젠 매수우위 전환이 기대된다
거나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자극을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4월장에 대한
희망을 부풀리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같은 4월증시에대한 기대감역시 거의 대부분 기관이나
외국인이 앞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까 하는 점을 바탕삼아 얘기되고 있는
점이다.

이상한 생각이 들 정도로 나라의 경제형편이나 기업의 영업활동 등은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현상이 상당기간
계속됐던 만큼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있는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사물의 본질이나 내재가치보다는 외관에 더 신경을 쓰는 것과
같다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4월장에 대한 기대감 특히 기관이나 외국인들의
매수확대에 대한 희망적인 예측은 선뜻 수긍할 수없는 점이 많다.

원.달러환율이 이미 1천3백원대 수준까지 떨어진 현시점에서 외국인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입할까 하는 점은 한번 생각해 볼만한 문제이다.

만약 환율이 다시 올라갈 경우 설사 주가가 상승한다 하더라도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율 때문에 더 큰 손실을 볼수도 있다.

국내 기관들역시 자금사정이 여의찮고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도 겹쳐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이나 기관들이 적극적인 주식매입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이들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하거나 예측하는 것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운 일이다.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이들의 매매에동향에만 신경을 쓰다가는 뒷북만
치고 별 재미를 보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이럴때는 차라리 마음 편하게 외국인이나 기관에 의한 주가상승에는 큰
기대를 걸지 않는 것이 한발 앞선 투자전략이 될수도 있을 것 같다.

이같은 막연한 기대보다는 이제 막 발표된 12월 결산사들의 영업실적을
참고로 자신만의 새로운 종목을 발굴하거나 틈새시장을 찾는 노력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투자방법으로 보여진다.

남의 뒷꽁무니만 쫓아다녀서는 별 재미가 없고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은 곳이 바로 주식시장이라는 점을 잊지 않도록 해야겠다.

< 증권전문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