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폰이 "IMF시대의 이동전화"로 새로 태어난다.

"움직이는 공중전화"로 기대를 모았던 시티폰은 출범 1년여만에 한국통신
으로 운영이 일원화되는 우여곡절을 거친끝에 집안에서는 무선전화,
집밖에서는 휴대폰과 무선호출기능을 함께 갖는 "멀티시티폰"으로 재단장해
1일 새출발한다.

지난해 3월 출범당시만 해도 시티폰은 "가장 경제적인 이동전화"로
각광받았다.

그러다 개인휴대통신(PCS)이 조기에 상용서비스에 나서면서 인기가
시들해져 어려움을 겪었다.

지역(015)사업자들이 철수하면서 사업 자체가 좌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한국통신은 이번에 통합운영을 기사회생의 전기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역정이 험난했던만큼 앞으로 이동전화 및 PCS와 당당히 어깨를 겨루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한국통신은 우선 새 이미지를 "멀티시티폰"으로 잡았다.

새 이미지가 지난해말부터 썰물처럼 빠져나간 가입자들의 발길을 되돌리는
첨병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입자는 올해말까지 1백만명선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44만명수준으로 내려앉은 현재 가입자보다 2배이상 많은 수치이다.

2000년에는 가입자를 2백만명으로 늘려 만년적자였던 시티폰을 흑자대열로
올려 놓겠다는 계획이다.

이를위해 시티폰은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걸기만하고 받지는 못했던 발신전용의 한계에서 벗어나기위해 유선전화의
부가통신기능을 겸비하게 된다.

집안에서 일반유선전화와 연결된 무선전화로 사용하다가 통화중일 때는
종전대로 휴대용 공중전화로 변신한다는 것이다.

새단말기로 나올 디지털무선전화기(DCP)와 연결하면 시티폰을 최대
8대까지 사용할 수 있어 온가족이 쓸 수 있게 된다.

물론 집밖에서는 받을 수는 없지만 거는 것은 가능한 "이동전화"로
쓰여지게 된다.

통화가능지역도 종전보다 훨씬 넓어진다.

지역사업자들로부터 인수한 기지국을 재배치하고 기지국 출력을 10mW에서
1백mW로 높이면 1백50m인 통화반경이 2백50~3백m로 확대된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백화점 지하철환승역 지하주차장 지하상가
등에는 설치비가 1백만원대로 싼 보급형기지국과 분산안테나를 설치한다.

이에따라 통화중 끊기는 일이나 혼선이 거의 없어지고 통화감도도
유선전화처럼 높아지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통신은 다방 미용실 등에도 기지국을 설치하는 유인책도 마련했다.

이를 설치한 업주에게는 통화료의 10%정도를 나눠줌으로써 자발적으로
기지국을 설치하도록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요금도 파격적으로 낮춘다.

기존 시티폰요금이 10초당 8원(3분기준 1백44원)이었던 반면 멀티시티폰은
일반전화요금과 같이 3분당 45원으로 크게 떨어진다.

시외전화요금도 40초를 기준으로 종전 56원이던 것이 45원으로 20%
낮아진다.

가입비는 2만원에서 1만원으로 인하되며 특히 삐삐가입자에게는 50%가
추가 할인된다.

매달 내는 기본료는 6천5백원에서 3천5백원으로 내린다.

DCP를 구입한 가입자에게는 기본료를 3천원으로 5백원 더 깎아준다.

할인시간대를 이용할 때는 할인율도 적용된다.

한국통신은 이와함께 4월 한달을 특별할인판매기간으로 정해 가입비
2만원을 면제하고 DCP와 시티폰단말기(총 24만원선)를 싸게 판매할 계획이다.

가입자가 편리하게 쓸 수 있는 각종 부가서비스도 추가된다.

제한된 지역에서 무선호출(삐삐)을 받을 수 있는 간이착신서비스와 저렴한
비용의 고속데이터통신, 시티폰망을 이용한 학생폭력예방서비스 등을 빠르면
5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한국통신 서용희 무선사업본부장은 "새로 태어나는 멀티시티폰은 기존
이용자들의 불만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느냐에 성공여부가 달려있다"고
밝혔다.

서본부장은 "그동안 60% 수준에 머물렀던 도심의 통화범위를 90%이상으로
끌어올려 앞으로 멀티시티폰이 뒷골목에서도 통화가 가능한 이동전화로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문희수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