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구의 중소기업 이야기] (49) '브레멘 음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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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멘은 독일에서 가장 큰 항만시설을 가진 도시다.
이 항구에 들어서면 최신설비를 갖춘 자동차전용부두와 하적장이
펼쳐진다.
놀랍게도 이 하적장에 줄지어선 승용차는 대부분이 한국산.
줄잡아 1만대가 넘어보인다.
이들중 일부차종은 반년이상 한자리에 서있다는 것이 독일측 항만관계자의
귀뜸.
가까이 가보니 K사의 몇몇제품들은 승용차지붕을 덮은 포장재가 찢겨
너덜댔다.
대부분 밀어내기식으로 수출된 자동차들로 이미 한국내 수출실적엔
잡혀있으나 현지에선 판매되지 않은 채 비바람을 맞고 있다.
이 지역엔 고무를 좋아하는 들쥐들이 많아 자동차를 오래 세워두면
고무호스 등 각종부품을 갉아버린다는 거였다.
이에 비해 브레멘에서 갓 생산된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는 철도로
이송돼와 자동차운반선에 바쁘게 실리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현지 딜러들을 만나보곤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한달전부터 유럽지역에서 한국 승용차에 대한 주문이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는 것.
역시 브레멘이란 곳은 이곳에 서 유래된 동화처럼 어려움에 처한 생명에
활기를 불어넣는덴 특별한 곳인 모양이다.
브레멘 시청 서쪽에 가면 당나귀 개 고양이 닭이 차례로 올라서있는
형상의 동상이 있다.
"브레멘 음악대"란 동화를 상징하는 조형물.
오랫동안 마차를 끌던 나이든 당나귀는 자신이 "정리해고"대상이란 사실을
알고선 주인몰래 도망을 친다.
브레멘에 가서 음악대원이 되기 위해서다.
마침 구조조정기여서 당나귀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늙은 개와 닭을
만난다.
더 이상 들쥐를 잡아먹을 수 없는 고양이도 합류한다.
이들은 함께 브레멘으로 가다가 저녁때가 되자 빈집에서 묵어가기로 한다.
그곳은 금과 보물을 가득 쌓아둔 도둑이 사는 집.
이들은 도둑이 돌아오자 나귀등에 차례로 올라선 기괴한 형상으로
대항한다.
이를 본 도둑은 괴물이 나타난 줄 알고 도망을 쳐버린다.
도둑이 버리고 간 재물은 당연히 그들의 것이 된다.
이 동화에서처럼 요즘 브레멘은 늙은 나귀조차도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지역으로 만드느라 한창이다.
브레멘주정부는 특히 한국기업을 유치하고 싶어한다.
이유를 묻는질문에 브레멘주정부 경제개발공사(BBI)의 게하르트 로엑
이사는"한국이 지금은 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지만 고도기술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많아 이곳에 진출하면 곧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유치전략에 힘입어 한국의 5개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이곳에
물류센터를 세울 것을 추진중이다.
이들 업체는 물류센터를 통해 부품및 기계 공구등을 독일의 자동차및
산업기계회사에 납품할 방침.
사실 이곳에 진출하려는 한 부품업체는 30년이상 피땀흘려 기술을
축적해온 기업인데도 국내에선 주문부족으로 늙은 당나귀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던 터다.
진출업체중엔 자동차부품업체도 하나끼어 있다.
이 회사야말로 브레멘항구에서 들쥐를 잡아먹는"고양이"역할을 잘해낼
수 있을 것같다.
국내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브레멘음악대"에 거는 기대는 무척이나 크다.
< 중소기업 전문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일자 ).
이 항구에 들어서면 최신설비를 갖춘 자동차전용부두와 하적장이
펼쳐진다.
놀랍게도 이 하적장에 줄지어선 승용차는 대부분이 한국산.
줄잡아 1만대가 넘어보인다.
이들중 일부차종은 반년이상 한자리에 서있다는 것이 독일측 항만관계자의
귀뜸.
가까이 가보니 K사의 몇몇제품들은 승용차지붕을 덮은 포장재가 찢겨
너덜댔다.
대부분 밀어내기식으로 수출된 자동차들로 이미 한국내 수출실적엔
잡혀있으나 현지에선 판매되지 않은 채 비바람을 맞고 있다.
이 지역엔 고무를 좋아하는 들쥐들이 많아 자동차를 오래 세워두면
고무호스 등 각종부품을 갉아버린다는 거였다.
이에 비해 브레멘에서 갓 생산된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는 철도로
이송돼와 자동차운반선에 바쁘게 실리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현지 딜러들을 만나보곤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한달전부터 유럽지역에서 한국 승용차에 대한 주문이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는 것.
역시 브레멘이란 곳은 이곳에 서 유래된 동화처럼 어려움에 처한 생명에
활기를 불어넣는덴 특별한 곳인 모양이다.
브레멘 시청 서쪽에 가면 당나귀 개 고양이 닭이 차례로 올라서있는
형상의 동상이 있다.
"브레멘 음악대"란 동화를 상징하는 조형물.
오랫동안 마차를 끌던 나이든 당나귀는 자신이 "정리해고"대상이란 사실을
알고선 주인몰래 도망을 친다.
브레멘에 가서 음악대원이 되기 위해서다.
마침 구조조정기여서 당나귀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늙은 개와 닭을
만난다.
더 이상 들쥐를 잡아먹을 수 없는 고양이도 합류한다.
이들은 함께 브레멘으로 가다가 저녁때가 되자 빈집에서 묵어가기로 한다.
그곳은 금과 보물을 가득 쌓아둔 도둑이 사는 집.
이들은 도둑이 돌아오자 나귀등에 차례로 올라선 기괴한 형상으로
대항한다.
이를 본 도둑은 괴물이 나타난 줄 알고 도망을 쳐버린다.
도둑이 버리고 간 재물은 당연히 그들의 것이 된다.
이 동화에서처럼 요즘 브레멘은 늙은 나귀조차도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지역으로 만드느라 한창이다.
브레멘주정부는 특히 한국기업을 유치하고 싶어한다.
이유를 묻는질문에 브레멘주정부 경제개발공사(BBI)의 게하르트 로엑
이사는"한국이 지금은 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지만 고도기술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많아 이곳에 진출하면 곧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유치전략에 힘입어 한국의 5개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이곳에
물류센터를 세울 것을 추진중이다.
이들 업체는 물류센터를 통해 부품및 기계 공구등을 독일의 자동차및
산업기계회사에 납품할 방침.
사실 이곳에 진출하려는 한 부품업체는 30년이상 피땀흘려 기술을
축적해온 기업인데도 국내에선 주문부족으로 늙은 당나귀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던 터다.
진출업체중엔 자동차부품업체도 하나끼어 있다.
이 회사야말로 브레멘항구에서 들쥐를 잡아먹는"고양이"역할을 잘해낼
수 있을 것같다.
국내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브레멘음악대"에 거는 기대는 무척이나 크다.
< 중소기업 전문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