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비는 시절을 알아서/봄이 되니 내리누나/바람따라 이 밤을 스며들어
와/만물을 촉촉히 소리없이 적시네/들길 구름 함께 어둠에 잠기고/강 위에
떠 있는 배 불 홀로 밝구나/새벽녘 붉으레 젖은 곳 바라보니/금관성에 꽃
화사하게 피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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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때 시인 두보가 엮은 "춘야희우"라는 제목의 시다.

봄 밤 대지를 촉촉히 적시며 내리는 비를 반기는 마음이 알뜰하게
담겨있다.

새벽녘 꽃 핀 금관성의 모습을 또한 눈부시리 만큼 화사하게 묘사해놓고
있다.

IMF관리 체제하에 우리네 살림이 제아무리 어렵다 한들 이 강산에 찾아온
이 봄을 즐길 권리마저 빼앗기지는 말자.

이병한 <서울대 교수.중문학>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