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에 심한 감기몸살을 앓고 있는 곳중 하나가 백화점이다.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지면서 그만큼 구매력도 떨어졌다.

불과 몇달전까지만해도 고객들로 북적대던 매장이 요즘은 썰렁하게 느껴질
정도다.

사정이 이쯤되다보니 백화점마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치열하다.

잘나가던 백화점까지 화려한 시절을 뒤로 하고 고객 붙들기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잘 차려진 매장,친절한 서비스만을 믿고 앉아서 고객을 기다리기 보다는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뿐이다.

상황 변화에 따라 중소백화점은 물론 대형업체까지 앞다퉈 "IMF형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땡처리에 가까운 "초특가 상품전"을 시도때도 없이 개최하는가 하면
아울렛매장에 상설 염가코너까지 개장하고 있다.

IMF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비정상적 판촉형태이다.

백화점들의 IMF형 마케팅전략은 한마디로 질좋은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 고객들을 붙들겠다는 것이다.

IMF시대에 걸맞도록 상품가격에서 거품을 뺀 "이코노쇼핑 장소"로 거듭
나겠다는 의지이다.

이를 위해 "백화점은 무조건 비싸다" "백화점은 비싼 물건만 파는 곳"이라는
소비자 의식 파괴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실속위주의 매장 개편,중저가 품목 확대, 알뜰매장 상시 개설, 고객눈높이
상품판매 등은 IMF형 마케팅전략에 따른 판촉기법이다.

소비자들은 이같은 백화점의 노력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백화점이 더이상 과소비로 흥청대는 장소가 아니라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오히려 각 백화점의 판촉행사 정보를 잘 챙겨두면 다른 소매점에서보다
훨씬 싼 가격에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쇼핑 노하우가 뿌리내리고 있다.

이제 백화점에 가면 "쾌적한 분위기"속에서 "친절한 서비스"를 받으며
알뜰쇼핑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 롯데백화점 ]

고객눈높이 마케팅으로 IMF에 대처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알뜰코너를 대폭 확대했다.

생식품및 생필품을 시중가보다 싸게 판매하는 "금주의 화제상품코너"와
"IMF 알뜰코너"를 새롭게 개설하는 한편 월요일 영업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월요일 단하루의 특별장" 등을 운영중이다.

이들 코너는 식품 생필품 의류 등을 시중가보다 30~70% 싸게 판매하고 있다.

또 잠실점에 이어 지난달 27일부터 본점 9층을 아울렛매장으로 재단장,
고객들이 언제든지 싼 값에 필요한 상품을 구매토록 하고 있다.

[ 현대백화점 ]

신규고객 창출보다는 기존고객 이탈방지에 마케팅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각점별 요일별 판매행사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별.타임별 특판행사를 강화, 이월상품이나 재고상품을
30~50%까지 할인판매하고 있다.

무역센터점은 매주 1~3회씩 요일과 시간을 정해서 타임서비스를 실시중이다.

압구정점에서는 생식품과 건어물중 4~5가지 품목을 선정, 30~50% 싸게
판매하는 "일별 봉사상품전"을 열고 있다.

천호점은 매주 화 수 목요일 각 층마다 특별한정판매및 기획행사를 여는
"플러스 서비스"를 실시, 이월상품을 정상가보다 70~80% 할인판매한다.

[ 신세계백화점 ]

본점 신관 1층에 가계절약형 실속상품만을 판매하는 "가계절약 전문매장"을
신규오픈한데 이어 최근에는 모든 점포의 의류매장에 자체상표 단품편집
매장을 열었다.

식품도 종전 고급화전략에서 탈피, 라면 식용유 등 슈퍼마켓 취급 상품을
과감히 도입하는 등 슈퍼마켓식 글로세리마트를 본점에 개설했다.

[ 갤러리아백화점 ]

잠실점에 숙녀 캐릭터캐주얼 유명잡화 종합화장품 아울렛매장을 오픈한데
이어 압구정점 생활관 3층에 중저가브랜드를 일부 입점시켰다.

이와함께 잠실점 1층 식품관에서는 10일 단위로 약 1천여 품목을 20~30%
싸게 파는 "로프라이스" 행사가 열리고 있다.

< 김상철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