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이 부진하자 중소 주택건설업체들이 주택시장의 요지인
수도권에서도 공급시기를 잇따라 늦추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업체들은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에 1.4분기중
수도권에서 1만2천6백76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보고했으나 실제 분양
물량은 63.3% 수준인 8천28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에는 분양계획물량 2천57가구중 5백47가구(26.6%)만 분양돼
공급 연기현상이 두드러졌다.

동문건설의 경우 지난 1월 경기도 파주시 교하면 와동리에서 아파트
9백90가구(22~73평형)를 공급키로 했으나 분양가를 결정하지 못해 이달에
들어서도 분양일자를 잡지 봇하고 있다.

지난달 경기도 용인시 수지읍에서 아파트 1천2백69가구를 공급할 계획
이었던 대진종합건설은 죽전리 물량 2백77가구(24~49평형)만 지난달 27일부터
분양하고 있고 상현리 물량 9백92가구(32~62평형)는 분양을 무기한 연기했다.

대진측은 당초 분양성이 좋은 이 곳에서 아파트를 평당 5백만원대에
공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인근 동천리에서 동문건설이 옵션품목을 줄여 최고 35%까지
분양가격(평당 3백20만원)을 낮추는 등 저가정책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감안, 분양가를 재조정해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성우종합건설도 이 지역 상현리에서 33~67평형 아파트 4백32가구를 지난달
중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분양가 산정 문제때문에 공급시기를 오는 6월로
늦췄다.

동아주택은 지난달중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에서 아파트 86가구(16~54평형)
를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분양가와 중도금 대출조건이 결정되지 않아 분양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 이송재 기획실장은 "분양가 자율화이후 초기에는
아파트 분양전략이 고가와 저가로 양극화됐지만 경기침체로 저가전략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며 "중소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분양가를 인하하기 때문에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어려워 분양시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진흡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