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정부가 발행한 재무부증권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

올들어 두달동안에만도 5백20억달러를 사들였고 지난해부터 보유하고 있던
물량을 합치면 6백억달러는 족히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무역흑자와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에 힘입어 불어난
외환보유고를 미국국채를 사들이는데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2월말현재 1천4백30억달러.

이중 3분의 1이 넘는 돈이 미국채에 투자되어 있고 나머지 상당액도 미국의
뮤추얼펀드 등에 투자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개된 것만도 미국의 주택저당증권 펀드인 페니매이에 10억달러 이상이
투자되어 있는 것을 비롯 프레디맥등에도 10억달러대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주택저당증권 10억 달러어치는 미국의 중산층용 주택 9천호를 사들일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중국의 미국채 매입규모를 보면 최근 미국 주택시장의 호황과 금리안정의
상당부분을 중국이 떠받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문제는 중국이 왜 최근들어 이처럼 대대적으로 미국채를 사들이고 있느냐는
점이다.

특히 올들어서는 보유달러를 쏟아붓다시피하면서 미국채를 사들였다.

그동안 미국채를 가장 많이 사들였었던 일본은 1월말 현재
2천9백30억달러의 미국채를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들어서는 오히려 꾸준히
팔고 있는 추세다.

영국은 모두 3천10억달러 어치의 미국채를 보유해 일본을 제치고 1위
보유국으로 떠올랐지만 기껏해야 한달에 수십억달러 어치를 사들이는데
그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은 두달만에 5백억달러이상을 사들였다.

중국은 아직도 외자를 필요로 하는 개도국에 불과하고 실제 1천3백억달러의
외채를 안고있다.

더우기 외채에 대한 지급이자는 연 7%를 넘는 반면 미국채에서 벌어들이는
수익률은 5%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아시아 위기가 본격화하면서 미국채를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는 점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중국이 홍콩과
스스로를 외환위기로부터 방어하려는 고도의 전략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홍콩에서 발행되는 2일자 "명보"는 "중국은 통화위기가 발생하면
언제라도 미국채를 팔아치울 준비가 되어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고있다.

"중국이 미국채를 팔아치우게 되면 미국도 결코 편지 않다"는 일종의
압력이 깔려 있다는 것이 국제금융가의 분석인 셈이다.

[ 뉴욕 = 이학영 특파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