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신문지상을 통해 프랑스의 석학인 기소르망 교수가 한국 경제위기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진단하면서,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경제위기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던 기억이 난다.

그에 따르면, 서방 선진국들에게 한국의 성공은 아직 몇가지 상표나 값싼
상품에 기인한 것으로 인식되어 있을 뿐이며, 이것이 외환위기를 맞은
한국경제의 대외신뢰도 하락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에 당혹감을 느낀 사람들이 적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한다.

종합상사에서 일하고 있는 필자또한 마찬가지였다.

이어 그동안 해외에서 우리 상품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기울였던 노력과
전략에 대해 되돌아 볼 계기가 되었다.

수출은 부존자원의 빈약한 우리가 고동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근간일 뿐만 아니라,현재의 경제위기를 하루 빨리 극복하기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확대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지적이 나오고 있듯 가격경쟁력에만 의존한 밀어내기식의
수출확대는 필연코 무역마찰을 가지고 올 것이다.

IMF상황은 고통스런 경험이지만 우리기업들은 이들 재도약의 기회로
반전시켜야만 한다.

이제는 수출확대와 함께 우리 상품의 이미지를 높이는 일에 힘써야 한다.

자동차 전자 기계 화학 철강 섬유 등 각 사업분야에서 세계의 소비자가
베스트로 생각하는 상품을 만들어 공급해야만 환율의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변함없는 수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품질과 가격경쟁력은 물론, 선진국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디자인과 마케팅 능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며 해외 소비자들이 깊이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한국상품의 이미지 제고는 오랜 시일에 걸쳐 끈질긴 집념을 갖고
추진해야하는 어려운 과제임에 틀림 없지만, 안정적인 수출 기반을 확보하고
선진국기업가 세계시장을 놓고 경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