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웅혼한 기상을 품은 산이 존재하기에 우리는 오르고 또 오른다.

정상에서 맞는 차가운 바람이 땀에 젖은 살갗을 차갑게 파고 들지만
"계획을 달성했다"는 성취감으로 상쾌하기만 하다.

정상에서 느끼는 완성의 기쁨과, 한걸음 한걸음 힘들게 오르는 과정에서
흘렸던 끈끈한 땀줄기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8년전부터 회사내 몇몇 사우가 은밀히 즐기던 인수봉 주중 야간암벽등반과
북한산릉 워킹등반이 사내에 알려지면서 관심을 보이는 사우들이 늘어
모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주말이면 가정에서 필요로 하는 "남편"과 "아버지"의 역할, 그리고 평범을
거부하는 오기가 합쳐져 평일에 회사 일을 마치고 남들이 쉬는 시간인
야간에 올빼미처럼 눈을 크게 뜨고 어둠을 헤치며 산을 오르는 수요등반
모임이 결성된 것이다.

"한화증권 수요산악회"는 97년3월 최광범 이사와 임진규 팀장, 홍승우 팀장,
전연하 과장, 채경호 과장 등 산을 사랑하는 12명의 회원으로 출발했다.

그후 야간산행의 묘미가 차츰 알려지면서 결성 1주년이 된 지금은 회원이
21명으로 늘었다.

야간 산행인데다 회원수도 늘어 산행 뒤에 응당 있어야 할 "뒤풀이"를
할 수 없어 많은 회원들이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 대신 지금은 월3회 야간 산행과 더불어 매달 한번 일요일을 이용해
장거리 당일 산행을 함으로써 함께하는 시간이 더욱 많게 되었다.

단지 산이 좋아 모인 사람들, 동료끼리 또는 임원과 사원이 한바탕
웃음속에서 세상이야기를 하며 떠나는 산행길.

그리고 하산 후에 두부찌개라도 놓고 가볍게 소주잔을 기울이며 정다운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은 내일을 위한 더없는 즐거움이다.

현재 한화증권 수요산악회, 일명 "올빼미군단"은 회장인 최광범 이사와
인사팀의 임진규 팀장이 총무, 그리고 필자가 간사를 맡아 모임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힘든 등반을 통해 다져지는 체력과 정신력은 어떠한 어려움도 기어이
극복해 내는 강인한 용기와 투지를 길러준다.

동시에 회원들간의 유대감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