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시즌이 본격화되면서 혼수가전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종합가전사는 물론 동양매직 해태전자 등
주방및 음향전문 가전사들까지 혼수시장확보 경쟁에 나섰다.

국내 혼수가전시장은 연간 약 1조5천억원대로 전체 가전시장에서 커다란
몫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올들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전체 가전시장이 급속히 위축돼
혼수가전 분야는 가전업계 위기돌파의 유망주로 부상했다.

혼수가전은 전체 가전중 거의 유일하게 신규수요를 갖고 있는 분야다.

그간의 소득증가로 TV VTR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은 보급률이 1백%에
육박한다.

가전업체들은 소형제품을 대형으로 바꾸는 것과 같은 교체수요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IMF 한파로 교체수요마저 사라져 이제는 혼수가전 외에는 기댈
언덕이 없어졌다.

예비신혼부부들의 주머니가 얇아져 혼수가전시장도 전보다는 좁아졌지만
전체 가전시장과 비교하면 그래도 활기를 잃지 않고 있다.

더욱이 혼수가전은 수요층 대다수가 부모와 함께 대리점 등에서 여러제품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예비신혼부부를 고객으로 잡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가전업체 전체의
매출이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

가전업체들은 혼수시장이 다소 위축됐다고 해도 TV나 냉장고 VTR 세탁기
등 생필품화된 제품의 수요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가스오븐레인지 청소기 식기건조기 등 주방 가전품도 필수 혼수용품으로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더 나아가 캠코더와 PC까지 혼수용품 목록에 포함시키고 있다.

가전업계는 무엇보다 신혼시절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판단아래
당장의 판매 못지않게 제품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판촉전략을 적극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제품 구매전에 결혼전반에 걸친 상담이나 원스톱서비스 등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패키지 상품의 선호도에 따라 이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가전3사가 모두 다양한 패키지상품을 선보이는 것도 이에 맞춘 전략이다.

LG전자는 시장조사팀을 가동, 신혼층의 제품구매 성향을 조사하고 이들의
선호와 필요에 부응하는 새 제품의 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무엇보다 장기적인 수요 기반을 강화하는 판매촉진 방안을 구사키로 했다.

이를위해 결혼 적령기여성과 신혼주부들을 대상으로 요리강습 등 교양강좌
를 실시하고 미혼여성을 위한 대리점 자체 이벤트를 다양화하고 있다.

결혼관련 교육이나 정보제공도 대리점을 통해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판촉행사를 통한 고객 밀착형 마케팅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혼수제품도 적정한 가격대의 실속형으로 소비패턴이 바뀐다고 보고 기본
기능에 충실한 IMF형 모델 개발에 초점을 맞추었다.

혼수패키지도 적정한 가격대별로 다양화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구매 예상금액에 알맞게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무료상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혼수시장 조사전담팀을 활용, 대상층별 수요조사 제품개발및
판촉활동에 적용하고 있다.

이를위해 대리점별로 예비주부 대상의 제품시연회및 교양강좌를 실시하고
있다.

전자레인지와 가스오븐레인지는 요리강습, 냉장고는 시음회를 개최하는 등
품목별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행사도 마련했다.

또 혼수용품을 구입할때 선물세트나 비디오아트 앨범을 제작해 예비신혼
부부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각 가정의 생활규모에 맞는 혼수가전패키지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 윤진식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