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에 결혼하는 신혼부부들은 어느때보다 알차게 가구를 장만할 수 있을
것 같다.

가구업체들이 앞다퉈 값싼 제품을 내놓고 있어서이다.

게다가 품질은 종전수준을 유지, 구매자로선 호기를 맞고 있다.

가구업체중 상당수는 값싼 제품을 할인판매까지 하고 있어 잘만 고르면
작년의 절반수준에 구입할 수 있는 찬스도 많다.

이런 현상은 물론 IMF여파때문.

불황으로 가구소비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어서다.

가구수요는 결혼과 이사에 따른 교체가 양대 기둥을 이룬다.

그런데 올들어서는 결혼과 이사마저 부진, 가구업체들이 대대적인 세일에
돌입한 상태다.

서울 아현동이나 신촌 등 주요 가구거리에 나가보면 노마진세일 파워세일
충격세일 등의 현수막을 쉽게 볼수 있다.

이는 대기업 중소기업을 가릴것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가격대는 10자장롱을 기준으로 1백만원안팎의 중저가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심지어 장롱 화장대 침대등 3점세트를 합쳐 1백만원대에 내놓은 기업들도
있다.

종전에 3백만~5백만원에 이르던 것과 비교해 큰 차이가 있다.

주요업체의 제품동향을 보면 보루네오가구는 장롱 침대 화장대를 합쳐
1백만원대 초특가제품 3종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리바트나 한양목재(라자가구)도 내추럴무늬의 중저가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신혼부부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동서가구는 문짝만 갈아끼우면 새것처럼 보이는 리폼가구를 내놓아
절약하는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선창산업(선우드) 역시 중저가제품인 "아테네"를 내놓았는데 향균기능을
가미, 타사제품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원목가구업체 베네치아가구는 모던과 클래식 분위기를 조화시킨
임팩트시리즈로 승부를 걸고 있으며 레이디가구는 단풍나무 무늬목에
한지스타일의 아이보리색상을 가미한 투톤제품인 로제타를 새상품으로
내놓았다.

홍송가구는 기존업체와는 전혀 다른 한국식 원목짜맞춤가구로 소비자를
끌고 있다.

고품질의 한국산 괴목(느티나무) 표면에 상감무늬를 새겨넣어 한국식
가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모우스트는 한국의 전통춤에서 착안한 의자등 독특한 디자인의 예술가구로
색다른 분위기를 찾는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올해 신상품의 경향은 고광택유색가구인 하이그로시제품의 완전 퇴조와
자연색제품의 대거 등장으로 요약된다.

특히 단풍나무 등 원목의 무늬목을 입혔거나 천연색에 가까운 제품들이
많이 선보이고 있다.

이들 가구는 튀는 맛은 없지만 오래도록 싫증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자연무늬목에 아이보리 등 투톤컬러를 채택한 제품도 눈에 띈다.

디자인면에선 단순함이 특징인데 지루함을 덜기 위해선 문양을 잘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 김낙훈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