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가 대한투자신탁에 8개층을 비워달라고 요구해 대투노조와
입주해있는 외국업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3일 금감위와 투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금감위는 최근 은행감독원과
보험감독원 신용보증기금 등을 증권감독원 건물 바로 옆에 있는 대투건물로
이전키로 하고 대투측에 4~11층까지를 비워달라고 요구했다.

대투는 외국입주업체들이 여의도 일대에서 가장 많은 임대료를 내고
있음에도 임대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대투건물의 4층에는 인텔코리아 인텔세미콘닥터 등이, 5~8층에는 한국
오라클 다이아증권 등이 있다.

10~11층에는 대투의 전국지점 컴퓨터와 연결되는 호스트컴퓨터가 있다.

입주업체들과 대투노조에서는 회사 및 부서를 다른 곳으로 옮길 경우
엄청난 비용손실이 예상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입주 4년째인 한국오라클의 경우 그동안의 시설투자비만 층당 3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투의 경우 영업의 지장을 주지 않고 컴퓨터를 다른 층으로 옮기려면
최소 6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대투실무자는 설명하고 있다.

일부 외국회사는 금감위 및 대투의 방침을 통보받은 뒤 대사관을 통한
외교적 압박까지도 고려하고 있어 이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외국업체의 한 관계자는 "금개위가 단지 거리상으로 가깝다는 이유로
평온하게 영업하고 있는 외국입주업체를 쫓아낸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