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에 가서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줄을 맞춰 나란히 세워놓은
돼지머리였다.

그주둥이들은 비스듬하게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어떤 돼지머리는 웃는것 같기도했다"

"버스안에 10대아이 세명이 탓는데 서구식 펑크스타일로 과감하게 차리고는
우리앞에 앉아있었다.

그러자 한 남자가 생면부지인 그들에게 다가가 큰소리로 욕을 퍼붓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그아이들의 빰을 후려치는 것이었다"

3일 서울시가 발간한 서울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수필 공모작 수상집에
실린 얘기들이다.

외국인들은 이책에서 세계화 국제화를 외쳐대면서도 아직까지 인종을
차별하는 문화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아쉬워했다.

또 그들 나라에서는 보기힘든 노인공경 등 우리고유의 미풍양속에 진한
감동을 받고있다고 밝혔다.

"아름다운 흑인여자친구랑 한강변에 있는 수영장을 찾았는데 남녀수영객들이
갑자기 소지품을 챙겨 그자리를 떠나는 것을 보고 너무 실망스럽고
수치스러웠었다"(조세프 맘붕구.가봉)

일하러 온 외국인 근로자가 외국인이라는 이유하나만으로 겪은 가슴아픈
경험들도 실려있다.

필리핀인 에드가 발리스타씨는 "봉급지불이 늦어지는 것을 사장에게
항의하다 공장장으로부터 몰매를 맞고 쫓겨난 일이 너무 억울하다"고 적었다.

"우리가 사는 집은 바닥이 따뜻해 추운겨울에도 신발을 벗고 살수있다.

어째서 많은 나라들이 이 환상적인 난방법을 쓰지않는 것일까"(트리쉬
마카리안.캐나다).

"한국에서는 거스름돈을 확인할 필요가 없다.

택시기사가 전해주는 잔돈까지도 항상 정확하게 맞기때문이다(버논 무어즈.
캐나다).

외국인들은 또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에 대해서는 당혹감을
감추지못했고 빨리빨리증후군이 개도국의 모든 발전전략의 모태가
될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 류성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