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환위기를 틈타 거액의 외화도피가 발생한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해 제기됐다.

이에대해 한국은행은 잘못된 견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KDI 조동철 박사는 지난 한햇동안 자본도피를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오차 및 누락" 항목은 80억달러로 추산된다고 3일 밝혔다.

이같은 부족규모는 지난 93년 7억달러, 94년 17억달러, 95년 14억달러에
비해 최고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조 박사는 "과거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중남미 국가의 경우 외환시장이
동요할 때마다 오차 및 누락이 급증해 이 항목이 자본도피를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는 작년 2~3월 한보사태에 따른 외환시장의 동요가 발생했을때
이 항목이 대폭 늘어났으며 환란이 본격화한 10월 이후에는 더욱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말해 대규모 자본도피가 발생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오차 및 누락이 크게 나타난 것은
외환위기를 전후해 수출입 결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것"이며 "오차 및 누락을 자본도피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견해"라고 반박했다.

< 유병연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