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카시트 전문메이커인 리카로사가 아시아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아시아지역이 외환위기를 겪고 있긴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아시아시장 진출
의 호기라는 판단에서다.

리카로는 이미 일본에 진출해 상당한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미쓰비시 혼다 등 일본의 7개 자동차메이커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으로 카시트를 공급하고 있다.

애프터마켓(출고된 차량의 교체시트 시장)의 점유율이 80%에 이를 정도다.

일본시장에서의 탄탄한 경영기반과 지명도를 무기로 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전체시장으로 뻗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클라우스 프리케 리카로 사장은 "아시아시장이 외환위기로 타격을 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다"며 "아시아시장공략을 계기로
그동안의 보수적 경영방식에서 탈피해 확고한 글로벌경영체제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리카로사는 오는 7월께 어린이용 카시트 판매를 시작으로 한국시장공략에
나선다.

지난해 12월 첫 양산에 들어간 어린이용 카시트는 지난 30여년간 축적한
노하우와 기술의 결정체라고 자신한다.

기존 제품과 달리 리카로사의 어린이용 카시트는 만9개월된 신생아에서부터
12세 어린이까지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사이즈 조절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현재로선 연간 판매대수를 예측키 어렵지만 자동차안전사고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낙관했다.

독일에선 시제품 5천대가 동이 날 정도로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리카로는 한국공략을 위해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메이커를 대상으로 활발한
영업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현대측의 최고위급 인사를 만나 카시트를
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문제를 논의했다는 프리케 사장은 앞으로 다른
완성차메이커도 적극 설득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프리케 사장은 "이제 한국차 메이커들도 가격경쟁보다는 품질경쟁에 나서야
할 때"라며 "리카로 카시트 장착은 곧 품질경쟁에서 한수 우위에 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리카로는 이보다 앞서 지난해 7월 이미 말레이시아 자동차메이커인
프로톤사와 합작으로 현지생산을 시작했다.

일본과 함께 아시아지역의 양대 생산기지구축을 완료한 셈이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향후 전체 아시아시장공략을 위한 어린이용 카시트
생산을 담당하게 된다.

프로톤 외에 인도네시아 자동차메이커인 인도모빌 등 현지 완성차메이커에도
OEM방식으로 카시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호주도 타깃 시장중의 하나다.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방안과 함께 수입업자와 딜러망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리카로사는 이같은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외환위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아시아지역의 매출규모가 7백10만마르크로 지난해 1백여만마르크보다
7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리카로는 어떤 회사 >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약 30km 떨어진 키르히하임이라는 조그만 소도시에
본사를 둔 리카로사는 지난 63년부터 카시트 한 제품만을 고집해온 전문
업체.

30여년의 역사에 걸맞게 리카로사는 안전성과 인체공학을 고려한 다기능의
최고급 카시트 개발에 주력해 왔다.

이들은 히팅시스템은 기본이며 의자 높낮이를 자동으로 조절할수 있게
설계돼 있는 제품들이다.

여름철 운전을 위해 땀 흡수와 배출이 가능한 기능도 갖추고 있다.

포르셰 벤츠 제너럴모터스 폴크스바겐 피아트 혼다 등 전세계 35개 자동차
메이커들이 이 회사의 제품을 OEM 방식으로 공급받고 있다.

올해 매출목표는 2억7천6백60만마르크.

생산목표는 45만4천대 정도다.

< 키르히하임(독일)=김수찬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