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언론을 우군으로."

대기업들이 해외홍보 강화전에 돌입했다.

현대, 삼성, LG, 대우등 주요 대기업들은 해외홍보네트워크 구축,
외국언론 대변인단 구성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 "외국언론 환심사기"에
열을올리고 있다.

IMF사태이후 추락한 국내기업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특히 외자유치와수출이 재계의 생존 키워드로 부상한 요즘 해외언론의
위력은 막강하다.

"IMF이후에는 외국언론에 회사이름 한줄 언급된것만으로도 외국투자
결정이나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코오롱관계자).

국내기업 얘기가 해외언론에 자주 등장하게 된 것도 해외홍보 강화의
주요 이유다.

삼성그룹의 경우 "해외기자들의 방한취재건수가 3배이상 늘었다"(삼성그룹
조장원과장).

대우그룹에는"하루평균 8-9건씩 외국기자들의 취재전화가 걸려온다"
(대우그룹 이정성과장).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글로벌 PR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본사 홍보팀에서 해외본부및 지역팀, 이회사의 해외홍보를 도와주는
다국적 PR업체 에델만, 해외 자동차 판매대리점까지, 해외부문의
홍보관계자들을 연결한 것.

이들 해외홍보 라인은 인터넷상에 개설된 전용사이트나 전화등을 통해
해외언론 보도내용과 홍보계획및 전략등을 매일 논의한다.

외국언론에 대한 전략적 홍보를 위해서는 해외 자동차 판매대리점의
목소리를 통일하는게 관건.

외국언론들이 이들을 통해 취재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그러나 이들은 현대 직원이아닌탓에 회사입장이 잘못 전달되기 일쑤다.

현대자동차는 이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R미팅"제도를 도입했다.

본사 홍보실과 해외 사무소나 공장의 매니저, PR대행사, 이슈가되고
있는 3-4지역의 대리점주들이 모여 PR전략을 짜는 자리다.

현대는 지난 2월 미국시카고에서 첫 모임을 가진데 이어 오는 8월에
또 한차례 모임을 갖는등 상.하반기로 나눠 연간1번씩 PR미팅을 정례화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IMF이후 기업의 재무구조가 핫 이슈로 떠오르자 외국기자들을
위한 별도 대변인단을 구성했다.

대변인은 금융소그룹 전략본부장인 황영기전무와 재무팀장인 김석 상무.

이에앞서 지난달 17일에는 에델만 미국본사의 캐롤 루스 IR(기업설명회)
최고책임자를 한국으로 초청, 각 계열사의 해외홍보,자금및 재무담당자
43명을 대상으로 홍보 워크숍을 열었다.

이자리에서는 예상질문및 문제점에 대한시뮬레이션등을 통해 IMF이후
해외언론 대응자세를 가다듬었다.

삼성은 해외PR전문가 초청워크숍을 연간 1-2회로 정례화할 방침이다.

LG그룹은 해외홍보 전략지역을 중국과 동남아에서 미국과 유럽, 일본으로
바꿨다.

홍보의 촛점이 수출과 현지생산이 많은 아시아 개도국에서 외자를 유치할수
있는 서구선진국으로 옮겨간것.

대우그룹도 서울주재 외신기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평소
취재건외에도 월 평균1번씩 비공식 간담회를 갖는등 외신기자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요즘은 외국 유력 언론에 기사가 났다하면 곧장 국내에도 보도되기 때문에
국내여론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만만찮다"(현대 관계자).

경제정책에서 기업자금, 심지어 여론까지, 외국인의 입김이 여러모로
세진 IMF풍속도다.

< 노혜령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