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시장에서 "엔충격"은 여전히 잠복변수라는게 국내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6일 미국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동향이 이를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시장개장과 함께 달러당 134.78엔에 형성된 후
135.2엔까지 올랐다.

덩달아 원달러 환율도 1천4백50원에서 1천4백90원으로 껑충 뛰었다.

오후들어 엔달러 환율이 다시 134엔대로 내려서자 원달러도 1천4백50원대로
하락했다.

외환딜러들은 이같은 동반 움직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화약세가 지속될 경우 이는 아시아 금융시스템에 대한 총체적인 불안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엔/달러 환율상승은 중국 위앤화를 절하시키는 압력으로 작용, 아시아병을
송두리째 드러내 보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외환은행산하 환은경제연구소의 신금덕 박사는 "엔달러가 1백40엔까지
갈 경우 원달러는 쉽사리 1천5백50원-1천6백원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
했다.

외환전문가들은 특히 국내 외환시장의 내적인 호재가 최근들어 많이 희석된
것도 "엔화 영향권"에서 탈출하는 것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체이스맨하탄은행의 김명한 부지점장은 "좋은 뉴스가 나올건 다 나왔다"며
"거시경제변수에 대한 불안감이 달러매입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단적인 예가 기업들은 사상 최고치인 70억달러 이상의 외화당좌예금을
갖고 있으나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 모은다는 것이다.

그러나 "엔충격"이 있긴 해도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외환딜러들은 진단한다.

한 외환딜러는 "IMF(국제통화기금)와의 금리인하 협상을 의식해 그간
정부가 인위적으로 환율을 관리한 측면도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시말해 현재의 환율상승은 원래의 시장수급에 맞춰 원상회복하는 감이
적지 않다는 해석이다.

산업은행 문성진 딜러는 "달러화 수급이 양호하기 때문에 당분간 1천4백원-
1천4백80원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이 1천4백원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에 대해선 외환딜러들은
대부분 고개를 내젓는다.

< 이성태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