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살려야 경제가 산다] (2) '부동산 유동화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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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광수 성업공사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산업은행 부총재보에서 자리를
옮겼다.
국제금융통인 그를 기다린 것은 엄청난 부동산 매물이었다.
금융업체가 담보로 잡은 부동산을 팔아달라고 의뢰한 것과 부실채권정리기금
으로 매입, 정산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들이었다.
장부가격으로 7조원이 넘었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살 사람이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 문제를 풀기위해 심부사장이 관련기관들과 함께 추진한 것이 자산담보부
채권(ABS-Asset Backed Securities).
보유부동산을 직접 파는 대신 이를 담보로 발행한 채권을 쪼개 판다는
구상이다.
쉽게 말해 일반투자자들이 금융시장에서 증권화된 부동산상품을 살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심 부사장은 정부 투자기관인 성업공사가 이 채권을 보증하기 때문에
국내는 물론 외국에 판매해도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시장과 금융시장간 장벽이 완전히 허물어져 부동산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소액투자자들이 덩치 큰 부동산을 나눠 소유할 수 있게돼 부동산 매각이
원할해지는 매커니즘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동안 "부동산의 증권화"가 어려웠던 것은 부동산이 투기시장화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차원에서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돈을 막으려고 각종 정책수단을 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부동산시장은 붕괴직전이다.
부동산값이 떨어지면 담보가치가 줄어들어 금융권 대출도 감소한다.
따라서 은행이 부실화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담보력이 떨어지니 기업대출이 줄어 건실한 기업도 쓰러질 수밖에 없다.
주식값도 제값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실물자산가치하락이 경제 전체를 마비시키는 등 복합불황마져 우려될
정도다.
실제 부동산값은 끝을 모른채 떨어지고 있다.
20~30%가량 떨어진 곳이 수두룩하다.
크게는 50%이상 떨어진 곳도 있다.
"땅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부동산신화는 이미 옛 얘기가 돼버렸다.
"부동산투기시대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박승 중앙대 교수)이라고
단언하기도 한다.
이젠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돈줄을 죌게 아니라 돈이 흘러가도록 물꼬를
터줘야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간 담을 부수어 없애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금융시장에서 채권매입을 통해 간접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건설업이 산다"(이동성 주택산업연구원장)는 논리다.
성업공사에서 첫 발행하는 ABS는 부동산 증권화작업의 시작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투자신탁(REIT-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제도
도입도 시급하다"(정희남 국토개발연구원 연구위원)고 지적한다.
일반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투자한뒤 "개발이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이 제도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선 일반화돼 있다.
미국에선 지난 93년말 현재 2백71개의 REIT회사가 총 6백11억달러의 자산을
운영하고 있다.
ABS, REIT와 함께 활성화돼야 할게 모기지(Mortgage), 즉 주택저당채권
유동화제도이다.
금융업체가 주택관련대출을 해준 뒤 담보로 잡은 저당권을 토대로 채권을
발행,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시스템이다.
한사람에게 대출하면 그 자금이 묶이는 것과는 달리 이 제도는 여러사람에게
자금을 대출해 줄 수 있는게 특징이다.
주택자금이 오랜기간 묶이는 폐해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제도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새로운 금융채권유통으로 시중 여유자금을 주택부문으로 유도하는
파이프라인으로 간주되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금리다.
부동산관련 채권들이 팔리기 위해선 최소한 시중금리와 같거나 높은 수준의
이율이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국민주택기금 등 주택자금 대출금리는 대부분 연 11%대 안팎인
반면 시중금리는 20%을 웃돈다.
금리체계를 그대로 둔다면 중개기관은 앉아서 손해 볼수밖에 없다.
채권을 비싸게 사서 싸게 팔아야 하는 "역마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금리의 하향안정화가 왜 중요한지 설명해 주는 대목이다.
금리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안정권에 들어서게 된다.
이때를 대비해 제도도입준비는 하루빨리 서둘러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 송진흡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7일자 ).
옮겼다.
국제금융통인 그를 기다린 것은 엄청난 부동산 매물이었다.
금융업체가 담보로 잡은 부동산을 팔아달라고 의뢰한 것과 부실채권정리기금
으로 매입, 정산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들이었다.
장부가격으로 7조원이 넘었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살 사람이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 문제를 풀기위해 심부사장이 관련기관들과 함께 추진한 것이 자산담보부
채권(ABS-Asset Backed Securities).
보유부동산을 직접 파는 대신 이를 담보로 발행한 채권을 쪼개 판다는
구상이다.
쉽게 말해 일반투자자들이 금융시장에서 증권화된 부동산상품을 살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심 부사장은 정부 투자기관인 성업공사가 이 채권을 보증하기 때문에
국내는 물론 외국에 판매해도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시장과 금융시장간 장벽이 완전히 허물어져 부동산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소액투자자들이 덩치 큰 부동산을 나눠 소유할 수 있게돼 부동산 매각이
원할해지는 매커니즘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동안 "부동산의 증권화"가 어려웠던 것은 부동산이 투기시장화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차원에서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돈을 막으려고 각종 정책수단을 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부동산시장은 붕괴직전이다.
부동산값이 떨어지면 담보가치가 줄어들어 금융권 대출도 감소한다.
따라서 은행이 부실화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담보력이 떨어지니 기업대출이 줄어 건실한 기업도 쓰러질 수밖에 없다.
주식값도 제값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실물자산가치하락이 경제 전체를 마비시키는 등 복합불황마져 우려될
정도다.
실제 부동산값은 끝을 모른채 떨어지고 있다.
20~30%가량 떨어진 곳이 수두룩하다.
크게는 50%이상 떨어진 곳도 있다.
"땅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부동산신화는 이미 옛 얘기가 돼버렸다.
"부동산투기시대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박승 중앙대 교수)이라고
단언하기도 한다.
이젠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돈줄을 죌게 아니라 돈이 흘러가도록 물꼬를
터줘야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이 바로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간 담을 부수어 없애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금융시장에서 채권매입을 통해 간접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건설업이 산다"(이동성 주택산업연구원장)는 논리다.
성업공사에서 첫 발행하는 ABS는 부동산 증권화작업의 시작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투자신탁(REIT-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제도
도입도 시급하다"(정희남 국토개발연구원 연구위원)고 지적한다.
일반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투자한뒤 "개발이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이 제도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선 일반화돼 있다.
미국에선 지난 93년말 현재 2백71개의 REIT회사가 총 6백11억달러의 자산을
운영하고 있다.
ABS, REIT와 함께 활성화돼야 할게 모기지(Mortgage), 즉 주택저당채권
유동화제도이다.
금융업체가 주택관련대출을 해준 뒤 담보로 잡은 저당권을 토대로 채권을
발행,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시스템이다.
한사람에게 대출하면 그 자금이 묶이는 것과는 달리 이 제도는 여러사람에게
자금을 대출해 줄 수 있는게 특징이다.
주택자금이 오랜기간 묶이는 폐해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제도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새로운 금융채권유통으로 시중 여유자금을 주택부문으로 유도하는
파이프라인으로 간주되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금리다.
부동산관련 채권들이 팔리기 위해선 최소한 시중금리와 같거나 높은 수준의
이율이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국민주택기금 등 주택자금 대출금리는 대부분 연 11%대 안팎인
반면 시중금리는 20%을 웃돈다.
금리체계를 그대로 둔다면 중개기관은 앉아서 손해 볼수밖에 없다.
채권을 비싸게 사서 싸게 팔아야 하는 "역마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금리의 하향안정화가 왜 중요한지 설명해 주는 대목이다.
금리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안정권에 들어서게 된다.
이때를 대비해 제도도입준비는 하루빨리 서둘러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 송진흡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