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서리가 6일 오후 집무실에서 첫 소속기관장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는 정해주 국무조정실장, 조건호 총리비서실장, 오효진
공보실장 등 보좌기관장을 포함해 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 이헌재 금융감독
위원장, 김홍대 법제처장 등 모두 10명.

특히 새정부에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공정거래위원장과 금융감독
위원장이 참석, 상견례를 겸한 보고를 해 눈길을 끌었다.

소속기관장회의는 앞으로 매달 첫번째 월요일에 정례적으로 열린다.

이번 기관장회의는 상견례 형식을 취했지만 총리실의 위상변화를 실감케
한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상징적이다.

공동정권의 한 축인 "실세총리 JP"의 위상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정권시절 총리실은 소속기관장회의를 몇번 추진했으나 모두 무산
됐었다.

최고 결정권자인 대통령이 있는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우 실질적으로
경제부총리(재경부장관)산하기관으로 치부돼왔던 탓이다.

김총리서리는 이날 회의를 통해 "총리실이 협조와 조화를 이뤄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봉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우선 소속기관
들이 서로의 업무를 이해하고 상호유대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총리실 소속 9개 기관의 경우 업무상적으론 그다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그래서 일각에선 소속기관장회의가 "JP의 줄세우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총리실조차도 이같은 시선을 그다지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지는 않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도 국내문제와 관련해선 총리와 최우선적으로
상의하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표했다"며 "실제로 "서리"꼬리만 떨어지면
총리의 모습은 또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의철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