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최근 개정된 자산재평가법이 자금난에 처한 6월 결산 법인의 재무
구조 개선에 큰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개정법 재개정을 정부와 국회
에 요구키로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오는 9일께 공포될 개정법이 매분기 첫날에 재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한것을 매달 재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재개정해 줄 것을
요청하는 건의문을 마련, 조만간 관련 당국과 국회에 건의키로 했다고 7일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도 개정법 부칙에 이법 공포이후 최초로 종료하는 사업연도
의 법인은 최초의 재평가 기준일을 금년 4월1일로 소급 적용해 달라고
건의했다.

경총과 업계에 따르면 개정법은 그동안 매년 1월1일에 실시해온 자산재평가
를 오는 2000년까지 매분기 첫날중 하루를 잡아 자산 재평가를 실시토록
하는 한편 기업 보유 토지에 대한 재평가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37개 6월 결산법인들은 개정법이 이달 초순에 공포되면 첫 재평가
기준일이 오는 7월1일로 잡히게 돼 자산재평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한다.

이들 기업은 주총이 오는 9월에 열리는데도 자산재평가 이전의 상태로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하며 이를 국내외 금융기관에 제출, 신용평가를 받은
후 대출을 받게 된다.

실제로 외자 1억달러 도입을 추진중인 A사는 자산재평가를 할 경우 부채
비율이 2백50% 미만으로 떨어지지만 현재는 3백%를 웃도는 바람에 높은
금리를 물어야 할 입장이다.

또 다른 6월 결산법인인 B사는 개정법이 3월중 공포될 것으로 알고 4월
1일을 기준으로 한 자산재평가를 준비해왔다가 뒤늦게 개정법 시행이 늦어진
것을 알고 실망한 경우에 속한다.

B사 관계자는 "토지 재평가를 받을 경우 재무구조가 좋아져 국내 금융기관
으로부터 1년만기 대출금을 우대금리(연리 11.5%)로 빌릴 수 있지만 이젠
2-4%포인트를 더 얹어줘야 돈을 빌릴 수 있다"고 밝혔다.

경총 관계자는 "이같은 기업의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산재평가를
5월이나 6월에 할수 있도록 개정법을 재개정하거나 6월 결산법인에 개정법
을 소급 적용하는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박주병.노혜령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