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로 통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왈리드 왕자는 역시 "마이더스의
손"을 갖고 있었다.

시티코프와 트래블러스그룹간의 합병으로 왈리드왕자는 74억달러를
손에 쥐게된 것.

그는 지난 90년 8억달러를 투자해 시티코프의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

주가가 오를때마다 조금씩 내다팔고 남은 주식이 4천1백만주.

합병소식이 알려진 6일(현지시간) 주당 거래가격은 37달러이상 치솟아
1백80달러선에 달했다.

그가 보유한 지분을 싯가총액으로 따지면 74억달러를 웃돈다.

그가 투자할 당시 시티코프의 주당 가격은 10달러선.

미국 금융계가 모두 금융위기에 빠져있을 때다.

다른 많은 금융기관들은 도산했지만 시티코프는 살아남았다.

주가도 꾸준히 올라 최근에는 주당 1백달러를 돌파했다.

다른 투자자들은 별볼일 없다고 고개를 돌렸지만 그는 이곳에 돈을
쏟아부었다.

8년만에 나타난 결과는 투자금액의 9배나 넘는 이익으로 나타났다.

타고난 감각과 정확한 분석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왈리드왕자의 이런 솜씨는 이미 세계 금융계에 정평이 나있다.

미국 포브스지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 함께 왈리드왕자를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가로 선정했을 정도다.

그의 이런 명성은 "왈리드를 따라가면 성공한다"는 인식을 세계
투자가들 사이에 각인시켰다.

그가 일단 돈을 쏟아부으면 그 회사는 그때부터 잘나간다는게 정설이다.

다른 투자가들이 왈리드에 대한 절대적 믿음을 바탕으로 그 회사에 돈을
투입하기 때문이다.

성공이 성공을 부른다는 얘기다.

왈리드왕자는 지난해 애플컴퓨터,트랜스 월드 에어라인,넷츠스케이프
등 유명기업들의 주식을 끌어모았다.

한국의 대우에도 올해초 1억달러이상을 투자했다.

이들 기업들도 "왈리드 마술"의 덕을 볼 것인지가 관심거리다.

<조주현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