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불황이요, 두렵기는 커녕 오히려 매출향상에 큰 도움이 돼요"

부산 사상공단에서 주방기기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주)이스트원(대표
정영만).

1천평 남짓한 공장이지만 마당과 작업장 곳곳엔 스테인레스로 만든
주방기기 제품들이 가득차 있다.

직원들은 생산과 제품을 수출컨테이너에 싣느라 쉴틈이 없다.

이스트원은 냄비와 압력밥솥 등 주방기기를 일본 미국 캐나다 독일 등
50여개국에 생산량의 70% 이상 수출한다.

이 회사는 올들어서만도 1백50만달러어치를 수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는 지난해보다 2배이상 늘어난 액수.

지난달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외국바이어들이 몰려들어 눈코뜰새 없을 지경
이다.

벌써 상반기 주문도 꽉찬 상태다.

주문이 밀리자 지난달부터 매일 오후 9시까지 잔업을 실시하고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작업을 하고 있다.

그래도 일손이 딸려 5명의 직원을 신규로 채용했다.

IMF 무풍지대인 셈이다.

하지만 이 회사가 순탄한 길만 달려온 것은 아니다.

지난 95년7월 부도난 런던아트를 정 사장이 인수한후 일으킨 회사다.

당시 런던아트에 포장용 박스를 납품했던 정 사장은 막상 이 회사를 인수
했으나 대외신용도가 떨어져 국내 판매점들은 물론 해외바이어들마저 발길을
돌려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제품의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데다 수출납기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정 사장은 제품의 질로 승부한다는 신념으로 하루도 쉬지 않고 출근,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만들기와 바이어잡기에 나섰다.

또 그동안 샘플검사에 그쳤던 제품검사방법을 전수검사로 바꿔 제품
신뢰도를 높이고 냄비바닥을 3중으로 처리, 열전도를 극대화해 타는 것을
방지하는 첨단제품을 만들어 냈다.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평가를 받은 이스트원은 판매에도 가속도가 붙어
중국, 스페인 등지의 국바이어들로부터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이같은 수출주문쇄도와 미달러화 가치상승 등에 힘입어 올 매출을 70억원
으로 높여 잡았다.

정 사장은 "외국바이어들이 우리제품의 우수성을 알고 국내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며 "고품질과 신용, 나아가 조직적인 판매망을 구축, 세계적인
주방기기 전문회사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부산=김태현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