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머저' 전쟁] (1) 시티그룹 탄생계기로본 '윈-윈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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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더 크게"
21세기를 앞둔 세계 산업계가 "메가 머저(Mega-Merger)"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거대기업들이 M&A를 통해 덩치를 두배 세배씩 다시 키우는 경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구호를 무색케 하는 "거대화 현상"이 세계 경제계
를 휩쓸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는 네트워크화 시대에
살아남을 수가 없게 됐기 때문이다.
세계각국 정부 역시 이같은 시대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전통적인 기업
정책을 신중히 재검토하고 있다.
기업들에 무조건 덩치를 줄이라고 하고, 다른 기업을 인수한다면 쌍심지를
돋우는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메가 머저 경쟁의 참여자는 일반기업만이 아니다.
금융기관, 심지어는 증권거래소등 공공적 기구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7일 국제금융가를 경악케 한 시티코프와 트래블러스그룹간의 합병소식도
이 거대한 흐름의 하나일 뿐이다.
실제로 미국 금융계에서는 골드만삭스 등 다른 대형 금융기관들이 시티그룹
에 대응하기 위해 제3의 합병추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사상 최대규모의 M&A" 기록이 깨져 있는게 요즘의 추세다.
영국의 M&A 전문 월간지 어퀴지션스에 따르면 90년대초만 해도 전세계의
M&A 규모는 연간 4천억달러 안팎이었다.
그러던 것이 95년에는 8천억달러로 늘어났고 작년에는 무려 1조6천억달러에
달했다.
1조달러는 우리나라 상장기업 전체를 수십번씩 사고파는 규모다.
거대기업간의 M&A가 그만큼 빈발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미국기업들의 M&A열기는 가히 "광풍"이라 할만하다.
지난해 미국기업들의 M&A총액은 96년 대비 54%나 증가한 9천1백50억달러에
달했다.
1시간42분마다 1건꼴로 M&A가 이뤄졌다는 통계도 있다.
"레이더스(기업사냥꾼)"들이 활개를 쳤던 80년대말의 3시간당 1건과는
비교가 안된다.
메가 머저가 확산되면서 세계 산업계 판도는 하루아침에 뒤집어지는게
다반사다.
제약업계가 대표적인 사례다.
95년 이전까지 세계 최대의 제약업체는 미국의 머크였다.
그러나 지난 95년 영국의 글락소와 웰컴이 합병하면서 순위는 하루아침에
바뀌었다.
뒤이어 96년엔 스위스의 산도스와 시바가이기가 노바티스로 합병,
글락소-웰컴 연합을 제치고 다시 1위에 올라섰다.
올들어서는 또다시 글락소-웰컴 연합이 1위 탈환을 위해
스미스클라인-비첨과의 합병을 모색중이다.
순위 다툼은 방위산업분야에서도 치열했다.
90년대초 미국에는 15개의 방위산업체가 있었다.
그런데 90년대 중반 수차례의 인수합병을 거쳐 지금은 보잉, 록히드마틴,
레이티온의 3두체제로 정리됐다.
금융분야 역시 1위를 놓고 숨가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95년까지 세계 최대의 금융기관이었던 미국의 시티코프는 케미컬은행과
체이스맨해튼이 합병하는 바람에 지난 96년 그 자리를 빼앗겼다.
그러자 이번에 트래블러스와 합병, 시티그룹으로 재출발함으로써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컴퓨터 업계에서도 지난 1월30일 세계 2위인 컴팩이 디지털이퀴프먼트사의
인수계획을 발표, 1위인 IBM 추격을 선언해 놓고 있다.
거대기업들이 이처럼 메가 머저에 의한 덩치 키우기에 열을 올리는 목적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시장지배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1위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M&A가 이에 해당된다.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고 있는 만큼 이제 세계적으로 1등이 아니면
생존할수 없다는 논리다.
또 하나는 거대기업간에 서로의 강점을 키우면서 약점을 보완하는 이른바
"윈-윈" 전략이다.
면역제에 강점을 갖고 있던 산도스와 아동용 의약품 분야에서 우위를 갖고
있던 시바가이기의 합병이 대표적인 경우다.
증권.보험 분야로 나가고 싶던 시티코프와 대규모의 고객을 탐내던
트래블러스가 합친 것은 상호보완의 일환이다.
이같은 사례들이 보여주듯 세계 산업계에서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명제는
이미 80년대의 테제로 퇴색되고 말았다.
대신 "역시 큰 것이 강하다"는 안티 테제가 세기말의 산업계를 지배하고
있다.
< 임혁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8일자 ).
21세기를 앞둔 세계 산업계가 "메가 머저(Mega-Merger)"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거대기업들이 M&A를 통해 덩치를 두배 세배씩 다시 키우는 경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구호를 무색케 하는 "거대화 현상"이 세계 경제계
를 휩쓸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는 네트워크화 시대에
살아남을 수가 없게 됐기 때문이다.
세계각국 정부 역시 이같은 시대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전통적인 기업
정책을 신중히 재검토하고 있다.
기업들에 무조건 덩치를 줄이라고 하고, 다른 기업을 인수한다면 쌍심지를
돋우는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메가 머저 경쟁의 참여자는 일반기업만이 아니다.
금융기관, 심지어는 증권거래소등 공공적 기구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7일 국제금융가를 경악케 한 시티코프와 트래블러스그룹간의 합병소식도
이 거대한 흐름의 하나일 뿐이다.
실제로 미국 금융계에서는 골드만삭스 등 다른 대형 금융기관들이 시티그룹
에 대응하기 위해 제3의 합병추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사상 최대규모의 M&A" 기록이 깨져 있는게 요즘의 추세다.
영국의 M&A 전문 월간지 어퀴지션스에 따르면 90년대초만 해도 전세계의
M&A 규모는 연간 4천억달러 안팎이었다.
그러던 것이 95년에는 8천억달러로 늘어났고 작년에는 무려 1조6천억달러에
달했다.
1조달러는 우리나라 상장기업 전체를 수십번씩 사고파는 규모다.
거대기업간의 M&A가 그만큼 빈발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특히 미국기업들의 M&A열기는 가히 "광풍"이라 할만하다.
지난해 미국기업들의 M&A총액은 96년 대비 54%나 증가한 9천1백50억달러에
달했다.
1시간42분마다 1건꼴로 M&A가 이뤄졌다는 통계도 있다.
"레이더스(기업사냥꾼)"들이 활개를 쳤던 80년대말의 3시간당 1건과는
비교가 안된다.
메가 머저가 확산되면서 세계 산업계 판도는 하루아침에 뒤집어지는게
다반사다.
제약업계가 대표적인 사례다.
95년 이전까지 세계 최대의 제약업체는 미국의 머크였다.
그러나 지난 95년 영국의 글락소와 웰컴이 합병하면서 순위는 하루아침에
바뀌었다.
뒤이어 96년엔 스위스의 산도스와 시바가이기가 노바티스로 합병,
글락소-웰컴 연합을 제치고 다시 1위에 올라섰다.
올들어서는 또다시 글락소-웰컴 연합이 1위 탈환을 위해
스미스클라인-비첨과의 합병을 모색중이다.
순위 다툼은 방위산업분야에서도 치열했다.
90년대초 미국에는 15개의 방위산업체가 있었다.
그런데 90년대 중반 수차례의 인수합병을 거쳐 지금은 보잉, 록히드마틴,
레이티온의 3두체제로 정리됐다.
금융분야 역시 1위를 놓고 숨가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95년까지 세계 최대의 금융기관이었던 미국의 시티코프는 케미컬은행과
체이스맨해튼이 합병하는 바람에 지난 96년 그 자리를 빼앗겼다.
그러자 이번에 트래블러스와 합병, 시티그룹으로 재출발함으로써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컴퓨터 업계에서도 지난 1월30일 세계 2위인 컴팩이 디지털이퀴프먼트사의
인수계획을 발표, 1위인 IBM 추격을 선언해 놓고 있다.
거대기업들이 이처럼 메가 머저에 의한 덩치 키우기에 열을 올리는 목적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시장지배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1위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M&A가 이에 해당된다.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고 있는 만큼 이제 세계적으로 1등이 아니면
생존할수 없다는 논리다.
또 하나는 거대기업간에 서로의 강점을 키우면서 약점을 보완하는 이른바
"윈-윈" 전략이다.
면역제에 강점을 갖고 있던 산도스와 아동용 의약품 분야에서 우위를 갖고
있던 시바가이기의 합병이 대표적인 경우다.
증권.보험 분야로 나가고 싶던 시티코프와 대규모의 고객을 탐내던
트래블러스가 합친 것은 상호보완의 일환이다.
이같은 사례들이 보여주듯 세계 산업계에서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명제는
이미 80년대의 테제로 퇴색되고 말았다.
대신 "역시 큰 것이 강하다"는 안티 테제가 세기말의 산업계를 지배하고
있다.
< 임혁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