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여신 규모가 2천5백억원 이상인 대기업은 화의신청을 해도 기각된다.

서울지법 민사합의50부는 8일 은행여신규모가 2,500억원 이상인 대기업에
대해서는 개정 화의법을 적용,화의신청을 기각하기로 했다.

법원은 이날 이 기준을 처음으로 적용, 뉴코아그룹 9개 계열사가 낸 화의신
청을 기각했다.

이에따라 지난해말 현재 은행여신규모가 2,500억원 이상으로 화의절차를 밟
고 있는 쌍방울 미도파 한라 만도기계 청구 화승 수산중공업 태일정밀 등 10
개 그룹의 화의가 기각될 전망이다.

법원의 화의기각 방침에 따라 이들 기업들은 화의신청을 포기하고 법정관리
로의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부실경영에 책임을 져야 할 대기업 사주들이 경영권유지를 위해 화
의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며 "뉴코아그룹처럼 화의제를 엄격히 적용해나갈 방
침"이라고 밝혔다.

법원의 이같은 방침은 은행여신이 많은 기업일수록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 커 경영권이 유지되는 화의보다는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정관리로 유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그동안 논란이 돼온 화의기각 기준을 은감원이 발표하는 여신규모로 확
정, 대규모 기업에게만 화의신청을 기각한다는 지적을 없앴다.

법원은 은행여신 규모에 해당하지 않는 규모의 기업이라도 부채규모가 크고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이 많은 기업에 대해서도 화의요건을 엄격히 적용, 기
각할 방침이다.

손성태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