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는 나이키, 뛰는 아디다스"

세계 스포츠용품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스포츠용품업계의 터줏대감"

나이키의 위세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는데 비해 "유럽 호족" 아디다스는
승승장구를 구가하며 1위자리를 넘보고 있다.

판도변화의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경영실적을 보자.

나이키는 지난분기(97년12월-98년2월)동안 7천3백10만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동기에 비해 무려 69%나 감소한 수치다.

나이키는 "아시아 시장에서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사정을
설명했다.

금융위기를 맞은 한국을 비롯한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등
동남아국가에서 매출이 17%나 감소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매출이 52%나 떨어졌다.

가뜩이나 리복,아디다스등 후발업체의 맹추격에 시달리는 나이키로서는
아시아 금융위기가 성장에 걸림돌이 됐다.

이에비해 아디다스의 경영상태는 한마디로 "난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

이 회사는 지난해 36억달러 매출에 2억5천5백만달러의 순익을 냈다.

96년에 비해 각각 42%와 48%가 늘어난 수치다.

아디다스 창사이래 최대규모다.

로버트 루이스 드레퓌스회장은 "올해도 매출과 순익이 20-30%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최근 사세확장에 나섰다.

지난해10월에는 "테일러 메이드"상표로 유명한 살로먼SA사를 14억달러에
인수했다.

이 싯점에서 아디다스는 단숨에 나이키에 이은 세계2위의 스포츠용품
생산업체로 발돋움했다.

또 최근에는 98프랑스 월드컵 공식후원업체로 지정됐다.

프랑스 프로축구팀 올림픽 마르세유도 통째로 인수했다.

"축구하면 아디다스"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주겠다는 목표다.

이와함께 스키및 야구용품시장에도 잇따라 진출하며 종합스포츠업체로서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아시아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아디다스가 호황을 누리는데는
드레퓌스회장의 경영능력이 가장 큰 동인이 되고 있다.

그는 지난93년 8천3백만달러의 적자를 내던 아디다스를 5년만에
관련업계 최대의 흑자기업으로 탈바꿈시켜 놓았다.

그는 "공격적 마케팅과 다국적군으로 이뤄진 경영진을 십분이용해
6년안에 나이키를 제치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이번 98프랑스월드컵이 두 업체의 명암을 결정적으로
갈라놓을 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활을 건 두 업체의 마케팅활동이 이번 월드컵의 재미를 한층 더 해줄
것 같다.

<박수진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