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국인투자유치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경제장관간담회를 연 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외국기업인들을 위한 경제정책설명회가 열렸다.

유종근 전북지사 정덕구 재정경제부차관 윤원배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이
연사로 등장했다.

"성장시대에는 재벌 관료 금융이 승자였으나 이제는 외국인투자자와
중소기업 벤처기업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정 차관은 외국인투자자들을 한껏 띄웠다.

그러나 정 차관의 찬사는 이내 실망으로 바뀌었다.

윤 부위원장을 상대로 한 질의응답에서 투자유치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아직 멀었다는 느낌을 주고 말았다.

쌍용템플턴투자신탁에서 일한다는 한 외국인은 MMF에 대한 금리규제가 언제
해제될지를 물었다.

윤 부위원장은 이에대해 "금융기관 감독권은 재경원에서 금감위로 넘어
왔다"고 소개한뒤 은행이 아직 자율권을 행사할줄 모른다는 점만 역설했다.

질문자가 알고 싶어하는 MMF 금리규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BASF코리아의 멩가슨사장이 합병이나 부동산취득과 관련된 세제를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고 질문했다.

통역을 거친 질문은 세제였으나 답변은 엉뚱했다.

"정부가 기업구조조정을 지원해 줄수는 없다. 일관된 논리를 갖고 구조
개혁을 유도하겠다"

세금 얘기는 한마디도 없었다.

설명회가 끝난뒤 기자는 멩가슨 사장에게 "의문을 풀었는지" 물었다.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던데요"

준비된 외국인에게 준비안된 설명회였다.

고광철 < 경제부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