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세를 보이던 외국인이 다시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지난 8일 4백25억원에 이어 9일에도 4백8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부활절휴가(10일~13일)를 앞두고 매매가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다.

지난 8일의 주요 매수세력은 유럽계였다.

영국계 SBC워버그증권을 통해 런던등지에서 삼성전자등에 집중적인 "사자"
주문을 냈다.

이날 미국계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잠잠했다.

모건스탠리증권의 한 분석가가 미국 CNBC방송에 출연, 엔화환율이 불안하니
한국투자비중을 낮춰야 한다고 분석했다는 얘기도 돌았다.

9일에는 미국계 및 영국계가 골고루 매수에 나섰다.

그동안 낙폭이 컸던 삼성이나 LG그룹관련주 한전 등으로 매수세가 몰렸다.

한전의 경우 모건스탠리서울지점을 통해 대량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계와 영국계투자자들이 한전에 60여만주의
매수주문을 냈다"며 "이들은 지난 1,2월에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못했던 투자자로 외국인 사이에서도 손바뀜이 일어나는 것같다"고 말했다.

ABN암로증권의 주환 영업담당부장도 "지난 1,2월에 들어오지 못했던
유럽계 및 일부 미국계가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고 풀이했다.

외평채발행과 하반기의 외국인투자한도 철폐도 외국인 매수세를 자극시키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 증권전문가들은 부활절 이후에도 외국인들이 대거 매수에
나설지에 대해선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엔화환율이 여전히 불안하고 국내 금융기관 및 기업들의 구조조정도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

<김홍열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