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으로 수출여건이 개선됐는데도 수출업체들은 올 수출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 한국무역협회가 33개업종 수출상위 1천개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98년 수출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3%가 올해 해외시장 수요가
보통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호황을 보일 것이란 응답은 10%에 불과했고 27%가 불황일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중 32%가 해외시장의 불황을 점쳤다.

중소기업 가운데 불황을 예상한 응답은 26%에 그쳐 대기업이 수출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시장 접근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접근이 지난해보다 호전될 것이란 응답은 18%에 그쳤다.

반면 수출대상국의 화폐가치 절하와 환경규제, 수입규제 강화 등으로
악화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은 36%에 달했다.

우리수출상품의 종합적인 경쟁력이 경쟁상대국에 비해 유리해졌다는
응답은 전체 조사대상기업의 41%를 차지, 지난해 조사결과(27%)보다 비중이
높아졌다.

경쟁력 우위요소로는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상승에 따른 가격우위(52%)
와 품질우위(43%)가 주로 꼽혔다.

주요 경쟁상대국을 일본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29%로 가장 컸고 다음으로
중국 25%, 대만 21%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은 외환위기의 여파로 경쟁상대국 순위에서
뒤로 밀렸다.

중화학업체 등 대기업은 일본을 가장 강력한 경쟁국으로 지목한 반면
경공업 등 중소기업은 중국을 경계해야 할 "경쟁국 1순위"로 꼽았다.

조사대상 기업중 44%는 해외마케팅을 현지 바이어에 전적으로 맡기고 있는
반면 현지유통망제휴(20%)나 현지판매회사 설립(9%)을 통한 마케팅은 상대적
으로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대상기업의 62%는 해외 애프터서비스망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수출기업의 28.7%가 "자기상표수출"을 하고 있다고 응답, 지난해
비율(34.2%)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이는 수출업계가 IMF(국제통화기금)사태이후 단기채산성을 노리고 주문자
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수출전략을 바꾼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OEM수출가격을 100으로 볼때 자기상표수출가격은 101.4정도에 불과해
자기상표수출의 장점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자기상표 수출금액 비율도 48.1%로 지난해 수준
(47.9%)에 머물렀다.

한편 지난해부터 정부가 추진해온 경제규제 완화에 대해 응답업체의 55%가
"그저 그렇다"고 응답했다.

33%는 "불만"이라고 답해 앞으로 정부의 규제완화 추진이 보다 강화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익원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