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도 기관투자가가 주도하는 선진증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큰손"이 없어 끊임없이 요동쳐온 주가그래프도 이제 부드러운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들 펀드는 처음부터 가용자금의 20%를 국채에, 나머지 80%는
증권에 투자하도록 설립된 폐쇄식 펀드여서 더욱 주목된다.
중국 정부가 증시에 개입하는 데 유용한 정책수단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 최초의 펀드는 지난 6일 상하이와 선전증시에서 첫 거래를 시작했다.
중국구오타이증권의 진타이펀드와 중국남부증권의 카이위앤펀드가
그것이다.
이들 펀드는 자산기준으로 총 4억8천만달러 규모다.
다음으로 후아시아증권이 운영할 2억4천만달러 규모의 펀드가 다음주부터
주식투자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에버브라이트증권 시틱증권 선전인터내셔날증권 등 5개사가 곧
정부로부터 펀드설립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투자신탁펀드는 정책적 이유에서도 잘 운영돼야할 처지다.
중국은 경제개혁차원에서 국영기업에 앞으로 보조금과 특혜금융을
지원하지 않키로 했다.
대신 자본시장을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국영기업이 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말 국영기업들을 증시에 대대적으로 상장시킬
계획이라고 발표한 이후 주가와 거래량은 계속 떨어져왔다.
게다가 중국의 경기도 하강기미를 보여 정부당국은 긴장하지 않을수
없었다.
이때문에 투자신탁펀드가 기관투자가로서 증시의 안정장치 역할을
담당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주 이들 펀드가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는 치솟기 시작했다.
6일 다우존스차이나88지수는 1.1% 상승해 올들어 최고 상승폭에 육박했다.
앞으로 펀드가 더 만들어지면 6천억달러로 평가되는 일반인들의
은행예금이 증시로 몰릴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대감이 벌써부터
증권가를 흥분시키고 있다.
중국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일반투자자들이 펀드의 거래를 따라
움직이게 되면 증시가 안정보다는 과열로 흐를 위험이 있다"며 조심스런
정책집행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 장규호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