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할인점의 상품들은 동네 슈퍼마켓 상품들과 왜 가격차이가 나는가?

똑같은 상품인데.

이런 의문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 인식을 하고 있는 것같다.

같은 상품이라 할지라도 판매지역, 운송비 등 물류비용과 서비스가 다르면
경제학적 의미에서는 동일상품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경제학적 의미에서 동일한 상품이 아니면서도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가격이 적용되는 것도 수없이 많다.

예를 들면, 왜 버스요금 택시요금은 모두 같아야 하며, 남자와 여가의
목욕탕 요금은 왜, 그리고 고속도로 이용요금은 왜 같아야만 하는가.

이들 모두는 지역도 다르고 서비스도 다를텐데 말이다.

정부당국은 공공요금이라는 이름하에,물가인상뿐만 아니라 경제질서를
교란하기 때문에 특정 재화와 용역에 대해서는 규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가격차별(price discrimination)은 나쁜 것인가.

단정적으로 말해 그렇지 않다.

가격차별은 동일한 조건에서 생산된 동질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각기 다른
가격으로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것을 의미한다.

가격차별은 궁극적으로 경쟁을 유발하여 단일가격에 의한 독점보다 생산량
을 증대시키고 질의 향상을 가져오고,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그러나 정부규제에 의한 동일가격은 서비스의 질 저하 등 규제의 역효과로
인한 부담을 소비자가 고스란히 지게 된다.

세상에는 똑같은 사람이 하나도 없듯이,똑같은 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가능할 수만 있다면 모든 재화나 용역에 대해 차별화된 가격을
제공하는 것이 국민후생을 증대시킨다.

김강수 <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