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으로 외국어학원들이 무더기로 문을 닫고 있다.

서울지역에서만 올들어 2백여업체가 사라졌다.

특히 거품이 심했던 강남의 외국어학원들은 너나할것 없이 전멸의 위기에
처해 있다.

최근 이 지역에서 폐업한 업체만 동아외국어학원 스테이지어학원 등
30여업체.

민병철 정철 이익훈 종로외국어 청문외국어 시사영어 파고다외국어학원 등
간판급 어학원들도 수강생이 평균 50% 감소하는 등 극심한 경영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 학원을 지탱해준 양대축인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IMF 한파속에 외국어
학원을 떠나고 있어서이다.

이에따라 각 학원들은 수강료할인서비스 무료강좌개설 등 수강생을
끌어들이기 위한 필사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일부 학원은 틈새시장을 개발, 실직자나 취업준비생을 위한 실용강좌를
잇달아 신설하고 있다.

<>무료및 할인강좌가 늘어난다=종로외국어학원은 매일 오후 3시-4시에
중국어 일본어 생활영어 영어청취 토플 등 5개강좌를 무료로 열고 있다.

이달초부터는 매주 토요일 오후에 5시간짜리 영어무료강좌도 개설했다.

학원경영난을 덜어주기 위해 강사들도 무보수로 무료강의를 맡고 있다.

시사일본어학원은 이달초부터 히라가나반을 신설, 개강하기 전 5일간을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청문외국어학원은 3월부터 포인트누적할인제인 CLS제도를 도입했다.

일정포인트이상 누적하면 수강료를 10% 할인해 주는 제도이다.

파고다외국어학원도 패밀리카드제도를 통해 카드소지자는 수강료를 3-20%
싸게 받고 있다.

5월부터는 오전12시-오후5시에 실시하는 전과목의 수강료를 30% 할인해
준다.

<>틈새시장을 공략한다=어학원마다 취업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수 있는
강좌개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종로외국어학원은 이달부터 영어인터뷰 작문등으로 이뤄진 취업영어강좌를
개설했다.

환율상승으로 외국유학을 가지못한 학생들을 겨냥, GED(미국고등학교
졸업자격검정시험) SAT(미국대학입학학력고사)강좌도 신설했다.

시사일본어학원은 영상번역사를 희망하는 사람을 위해 영상번역반강좌를
5월부터 연다.

파고다외국어학원도 다음달부터 취업강좌를 열기로 했다.

<>수준높은 강의로 승부한다=시사영어학원은 첫 강의전 학생과 강사간에
서약식을 갖는다.

학생은 3번이상 결석하면 어떤 처분도 감수하겠다고 약속하며 강사는
최선을 다해 강의할 것을 약속하는 것이다.

5개반을 시범운영중인데 올 하반기부터 전강의로 확산할 방침이다.

파고다외국어학원은 매달 수강생의 성적을 평가, 성적표를 전달해 주는
평가시스템을 도입했다.

E메일도 개설해 수강생들의 의견을 수시로 접수하고 있다.

어학원들의 이같은 생존전략이 그러나 수강생을 예전처럼 늘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어학원을 지탱해준 수강생들이 극심한 경기불황의 직접적인 적에 취업은
적고 실업만 늘어나는 대량실업시대에 "어학이 경쟁력"이라는 명제도 빛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문창호 시사영어학원장은 "이대로 가다간 올해말까지 서울에 있는 6백여
어학원중 절반이상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 류성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