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사활을 걸고 자본금늘리기(증자)에 나서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16개 시중은행중 정부출자가 완료된 제일 서울은행을
제외한 14개은행은 올해중 총 2조9천5백81억원의 유상및 무상증자를
실시키로 하고 실무작업을 진행중이다.

특히 이달말까지 경영정상화계획을 확정해야하는 12개은행은 증자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없을 경우 합병명령등 최악의 상황에 부닥칠 것으로 보고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은행의 주가가 액면가(주당 5천원)를 밑돌고 있는데다
외국자본도 금융산업구조조정과정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증자가 제대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유상증자 추진=현재 은행들이 추진하는 증자방법은 크게 세가지다.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한 정상적인 유상증자가 첫번째로 국민 하나 등 우량
은행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22일과 23일 이틀동안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아
3천9백48억원(유상 2천4백59억원 무상 1천4백89억원)의 증자를 실현시킨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도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9백33억원의 증자를 실시키로 하고
기준가를 주당 5천1백원으로 확정했다.

주가가 액면가를 웃도는 주택 신한 한미은행도 비슷한 방법을 도모하고
있다.

<>외국자본유치=외환 하나 보람 동남 장기신용은행 등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외환은행은 3천억원(2억달러)의 외국자본유치가 거의 성사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는 정부지분(48%)을 외국자본에 매각하는 조건으로 유상증자를
허용할 것으로 알려져 변수가 되고 있다.

하나은행도 유상증자시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25%를 우선적으로 IFC
(국제금융공사)에 배정키로 했다.

장기은행은 5월초 IFC로부터 5천만달러를 출자받을 예정이다.

보람은행도 최소 1천5백억원을 외자유치를 통해 증자키로 하고 실무작업을
진행중이다.

동남은행의 경우 1천억원의 증자를 업무협약 관계인 부산지역 신용금고를
통해 완료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에 대비, 외국자본유치를 모색중이다.

<>대주주 참여 유도=동화 대동 평화등 후발은행과 강원등 지방은행에서
진행되고 있다.

동화은행의 경우 2천5백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되 실권주는 전액 이북
5도민연합회가 인수키로 원칙적인 합의를 봤다.

평화은행은 우리사주에서 2백억원을 인수한다는 전제아래 한국노총에
1천억원의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대동은행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지역상공인에, 강원은행은 대주주인
현대그룹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증자의 걸림돌=은행들이 추진하고 있는 증자는 말그대로 "장미빛 환상"에
그칠수 있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은행주가와 주식시장을 고려할때 정상적인 증자는 곤란하다는게 첫번째
근거다.

외국자본유치도 말처럼 쉽지는 않다.

외환은행이나 보람은행의 경우 주가가 액면가를 밑돌고 있어 다른 인센티브
(예컨대 경영권인계 등)가 없으면 성사를 장담하기 힘들다.

외국자본유치를 모색했던 조흥은행이 최근 이를 포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대주주나 우리사주의 참여도 불확실하다.

이렇게 보면 은행들의 사활을 건 "증자게임"은 오히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켜 은행들의 구조조정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

< 하영춘 기자 >

[ 시중은행 증자계획 ]

( 단위 : 억원 )

<>.조흥 : 납입자본금 : 9,304
증자규모 : 1,000
기타 : 고려중

<>.상업 : 납입자본금 : 8,500
증자규모 : 2,000
기타 : 고려중

<>.한일 : 납입자본금 : 8,300
증자규모 : 2,000
기타 : 고려중

<>.외환 : 납입자본금 : 8,250
증자규모 : 3,000(유) 3,600(무)
기타 : 상반기중 유상증자 확정

<>.국민 : 납입자본금 : 5,379
증자규모 : 3,948(무상 1,489 포함)
기타 : 6월중 납입완료

<>.주택 : 납입자본금 : 3,211
증자규모 : 1,250

<>.신한 : 납입자본금 : 6,160
증자규모 : 2,000

<>.한미 : 납입자본금 : 2,150
증자규모 : 2,850
기타 : 5월중 납입예정

<>.동화 : 납입자본금 : 4,000
증자규모 : 2,500
기타 : 이북 5도민회와 협의중

<>.동남 : 납입자본금 : 2,000
증자규모 : 1,000
기타 : 지역신용금고, 외국자본유치 모색

<>.대동 : 납입자본금 : 2,000
증자규모 : 1,000
기타 : 기협중앙회, 지역상공인과 협의중

<>.하나 : 납입자본금 : 2,334
증자규모 : 933
기타 : 실권주 IFC에 배정

<>.보람 : 납입자본금 : 1,756
증자규모 : 1,500
기타 : 외자유치 협의중

<>.평화 : 납입자본금 : 2,730
증자규모 : 1,000
기타 : 한국노총과 협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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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납입자본금 : 66,074
총증자규모 : 29,581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