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한파를 품질보증및 환경경영체제로 넘는다''

품질과 환경이 기업경영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선진국들은 국제기준에 뒤떨어지는 기업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품질과 환경경영에 마인드가 없는 기업을 국제사회에서 추방하겠다는
태세다.

그러면서 이들이 요구하는 기준의 바로미터가 바로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이다.

우리 기업도 ISO인증서가 없으면 더이상 수출을 기대할수 없게 됐다.

각국 정부가 주도하는 대형 국제입찰에 명함조차 내밀수 없다.

ISO인증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IMF체제를 수출로 극복해야 하는 우리나라로선 ISO인증이 경제위기를
타개할수 있는 ID카드이자 인프라스트럭처인 셈이다.

이에따라 국내 기업들이 인증획득에 발벗고 나서기 시작했다.

품질보증체제인 ISO9000은 물론 환경경영체제인 ISO14000인증을 획득하는
기업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92년 처음 도입된 ISO9000의 경우 첫해 20개에 불과하던 인증획득기업
이 3년만인 95년 1천개를 넘어섰으며 지난 2월말엔 총 4천9백75개 업체에
달했다.

또 ISO14000인증은 94년 3건에 불과했으나 지난 2월말까지 총 2백39개
업체가 인증서를 받았다.

인증분야도 종전엔 수출주력업종인 전기전자 철강 등 제조업 분야가 주축을
이뤘으나 건설 호텔 서비스등 비제조업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들어 골프장 병원 지방자치단체들까지도 인증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러한 ISO인증 열풍은 다분히 강제적인 필요에서 시작됐다.

납품이나 입찰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수출길도 막혀버리기 때문이다.

인증 자체는 자발적인 선택에 달렸지만 현실적으론 기업생존을 위한 의무
사항이 된 것이다.

ISO인증을 따내기는 어렵고 힘들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기업의 품질보증및 환경경영체제를 국제기준에 맞게 표준화할수 있다.

그러면 대외이미지가 좋아지고 선진국의 파트너자격을 얻게 된다.

일단 인증을 받으면 어느 나라든 자유롭게 넘나들수 있는 비자를 받아내는
셈이다.

IMF가 요구하는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책임성도 높일수 있다.

ISO 인증제도는 모든 경영과정을 문서로 작성한후 이를통해 전부문을 체크
하고 책임소재를 가리게 한다.

IMF와 ISO의 기본철학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그 결과 기업 내부적으로 부서간 또는 구성원간의 업무분장이 쉬워지고
품질매뉴얼이 체계적으로 정리된다.

불합리한 공정과 낭비요소가 쉽게 발견되고 공정표준화와 원자재절감으로
코스트가 낮아진다.

품질 안정도가 높아지고 직원들의 의식개혁도 꾀할수 있다.

아울러 ISO인증은 소비자 만족경영의 출발점이 된다.

규격 자체가 공장이나 판매자가 아닌 소비자의 입장에서 만들어졌기 때문
이다.

따라서 인증을 획득하면 소비자에게 품질보증과 환경경영이 준비됐다는
것을 공표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똑같이 인증을 획득한 기업이라도 그 효과가 동일하지는 않다.

인증획득만으로 만족하는 기업과 품질보증체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기업의 차이는 크다.

ISO 인증을 획득한 때부터 품질경영이 진짜 시작된다는 말도 이 때문이다.

지속적인 사후관리와 개선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를위해 인증및 사후관리비용을 투자로 생각하는 최고경영자의 의식전환이
중요하다.

한국품질환경인증협회 정해진 전무는 "ISO 인증없는 경영자는 운전면허없이
고속도로에 나선 운전자와 같다"며 "21세기 경영체제의 핵심인 품질과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경영자는 결코 살아남을수 없다"고 말했다.

ISO 인증은 가장 기본적이며 포괄적인 형태의 국제경영규격이다.

최근들어 유럽등이 ISO14000 인증을 의무화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 자동차메이커들은 QS9000이라는 새로운 품질인증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ISO인증은 수출선 개척 등 가시적인 효과는 물론 이처럼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