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전산망에 무단침입했던 전력을 가진 "해커" 김재열(29)씨가 민간
계약직 공무원으로 특채됐다.

기획예산위원회는 12일 대우그룹 비서실 기획팀에서 근무해온 김씨를
재정과 행정, 공공부문의 개혁업무 등을 담당할 사무관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김씨는 지난 93년 청와대 전산망에 무단 침입했다가 안기부에 적발됐던
전력을 갖고 있다.

그는 청와대 비서실의 통신 비밀번호를 알아내 시중은행의 휴면계좌 예금을
빼내려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김씨는 그후 일약 유명해지면서 한국 AT&T에서 인터넷.기간통신망 사업에
참여했고 서울지방검찰청과 경창철 등에서 컴퓨터 범죄와 관련한 자문역도
맡았었다.

최근까지는 대우그룹 비서실에서 컴퓨터 보안.암호해독 전문가로 그룹
전산환경특별감사를 비롯해 각종 기획업무를 담당해 왔다.

전남 순천고 출신인 김씨는 고교재학중 IQ가 1백40인 수재로 소문났었다.

그러나 대학진학에 실패하자 컴퓨터에 몰두, 1년6개월만에 20여권의
컴퓨터서적을 독파하고 이 분야 전문가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를 면접한 기획예산위측은 김씨가 전산 뿐 아니라 역사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으며 개혁성향도 상당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기획위원회와 봉급수준을 결정한 뒤 공무원 임용절차를 거쳐 10여일
후 정식 출근할 것으로 알려졌다.

< 정구학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3일자 ).